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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서 교장·교감이 유력 학부모 자녀들 학생부 조작

등록 2017-10-30 16:46수정 2017-10-30 17:29

사립고 교장·교감·교무과장 불구속 입건
운영위원 등 자녀 생활기록부 수정 지시
‘부모 의존적’이 ‘배려심 많다’로 둔갑도
경북의 한 사립고에서 교장과 교감이 짜고 유력 학부모 자녀의 학생부를 조작한 사실이 적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경북의 한 사립고에서 교장과 교감이 짜고 유력 학부모 자녀의 학생부를 조작한 사실이 적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경북지역의 한 사립고교에서 교장과 교감이 짜고 학교운영위원 등 유력 학부모 자녀들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북지역 모 사립고 교장(59)과 교감(56), 교무과장(54) 등 교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학교 교장 등은 지난 2월 1~2학년 학생 5명의 학생부를 임의로 수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담임교사 등을 시켜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입력한 내용을 출력하게 한 뒤 수정사항을 표시해 담임교사가 고치도록 했다.

예컨대 ‘부모에게 의존적’이라는 부정적인 내용은 ‘순종적이고 배려심이 많다’ 등 긍정적인 내용으로 바뀌었다. 이들은 학교생활기록부 출력물 상단에 빨간색 글씨로 해당 학생의 부모 직업을 적어 놓고 내부에서 구별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적 특혜를 받은 학생 중 2명은 부모가 학교 운영위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교감이 교장에게 ‘특히 꼭 봐야할 학생을 좀 보내주세요’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교장이 이를 교무과장에게 보내 수정 지시 내용을 확인하는 등 서로 공모한 정황이 밝혀졌다. 학부모와 학교 쪽이 사전에 공모했거나 대가성 청탁이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자기 아들을 위해 학교생활기록부를 수정한 수도권의 한 사립고 교사 ㄱ(54)씨와 동료 교사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ㄱ씨는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자신이 가르치는 학교에 재학 중인 아들의 학생부 수천자를 조작한 혐의로 교육청에 적발됐다. 이 학교는 경북지역 고교와 같은 학교법인으로, 해당 학생은 지난해 수시모집을 통해 서울의 한 대학 보건계열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기관에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나이스 시스템에서 학생부를 수정하더라도 마지막 수정자 정보 기록만 남을 뿐, 이전 로그 기록과 기존의 수정 내용이 저장되지 않아 학생부 조작을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스 로그 기록 등을 모두 보존하는 방안과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 외부위원 참여규정을 신설하도록 제도 개선책을 교육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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