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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32만원’에 장애인 착취한 공장 대표 구속

등록 2017-10-31 11:45수정 2017-10-31 15:46

15년 동안 하루 8시간 이상 일 시키며 임금 제대로 지급 안 해
교통사고 보험금 등도 가로챈 혐의도
15년 동안 노동을 착취당한 장애인이 살았던 공장의 조립식 건물의 단칸방. 부산경찰청 제공
15년 동안 노동을 착취당한 장애인이 살았던 공장의 조립식 건물의 단칸방. 부산경찰청 제공
ㄱ(57)씨는 1999년 7월 경남 김해에 있는 자신의 가방 제조 공장으로 ㄴ(51)씨를 데려왔다. ㄱ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업체 사장의 부탁으로 지적장애인(지적장애 3급)인 ㄴ씨를 돌봤다고 한다. ㄴ씨는 ㄱ씨 공장에 딸린 조립식 건물 1층 13㎡가량의 단칸방에서 혼자 생활했다.

ㄱ씨는 ㄴ씨에게 물품 납품, 청소 등 잡일을 시켰다. ㄴ씨는 최소 하루 8시간 이상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는 ㄴ씨에게 다달이 11만원을 줬다. 10만원은 월급이고, 1만원은 과잣값이었다.

ㄴ씨는 2014년 3월 물건 납품하러 화물차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오른팔을 심하게 다쳤다. ㄴ씨 앞으로 교통사고 보험금 2600만원, 장해연금 2100만원, 휴업급여 1700만원이 지급됐다. ㄱ씨는 지급된 돈 가운데 2700여만원을 ㄴ씨의 치료비로 사용했다. ㄴ씨는 교통사고 뒤 ㄱ씨의 공장에서 일은 하지 않았다.

당뇨를 앓고 있던 ㄴ씨는 교통사고와 당뇨 합병증으로 지난해 12월 병원에서 오른팔을 잘랐다. ㄴ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 사이에 부산 사상구의 한 병원에서 당뇨 치료를 받았다. ㄴ씨는 병원의 다른 환자와 환자 보호자에게 1000원을 구걸하고 다녔다. 이가 거의 없고, 행색이 초라한 ㄴ씨가 병원에서 구걸하고 다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한 환자가 ㄴ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31일 횡령, 최저임금법 위반 등 혐의로 ㄱ씨를 구속했다. ㄱ씨는 1999년부터 15년 동안 ㄴ씨의 임금 1억1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ㄴ씨의 교통사고 보험금 등 6700만원 가운데 치료비를 뺀 4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사고 있다.

경찰은 ㄱ씨와 ㄴ씨가 알게 된 경위도 조사하고 있다. ㄴ씨는 1999전 이전에 대구의 한 사회복지법인에 있었다. 경찰은 ㄴ씨가 왜 사회복지법인에서 나왔는지, 어떻게 ㄱ씨의 공장에서 일하게 됐는지 등을 캐고 있다. ㄴ씨가 있었던 사회복지법인은 현재 폐업한 상태다. 경찰은 ㄱ씨가 2008년 3월 ㄴ씨를 지적장애 3급으로 등록한 점도 장애인 취업 지원 혜택을 노린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가 ㄴ씨를 잘 돌봤다고 주장하지만 방치된 정황이 있다. 현재 ㄴ씨는 발달장애인 지원센터와 장애인 보호기관에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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