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법에 ‘난민’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장애인 등록 안 돼
부산고법 “난민법·난민협약 취지 등 살피면 장애인등록 신청 거부 처분은 위법” 판결
부산고법 “난민법·난민협약 취지 등 살피면 장애인등록 신청 거부 처분은 위법” 판결
11살 미르는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2015년 4월 입국했다. 2014년 6월 파키스탄 난민으로 인정받은 아버지가 부산에 자리를 잡은 뒤 미르 등 가족을 초청했다. 미르는 2015년 6월 부산 사상구의 한 장애인 공립 특수학교에 입학허가를 받았다. 이후 미르는 병원에서 뇌병변장애 진단을 받았다.
아버지는 본국에서 받은 고문으로 어깨를 다쳐 팔을 쓰지 못하는 상태였고, 어머니도 임신 중 유산 위험성 때문에 미르의 통학을 도울 수 없었다. 미르는 보건복지부에 장애인 등록을 신청해 활동보조인을 지원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미르가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는 재외국민과 결혼이민자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등록을 거부했다. 미르는 학교에 학습 유예를 신청한 뒤 집에서 머물렀다.
인권단체 21곳은 보건복지부와 부산 사상구청 등에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담당 지자체는 침묵했다. 결국 미르는 ㅌ법무법인의 도움으로 지난 2월 부산지법에 사상구청을 상대로 ‘장애인 등록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부산지법은 지난 6월 “장애인 등록과 복지서비스는 장애인복지법을 따르고, 한정된 재원을 가진 국가의 재원 상태를 고려해 난민 장애 아동에게 복지서비스 지원을 배제하는 것은 평등원칙을 위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미르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보건복지부는 난민도 장애인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장애인복지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미르의 등교를 도울 자원봉사자를 보내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약속한 자원봉사자는 배정되지 않았다. 법 개정을 기다리기 힘들다고 판단한 미르는 부산고법에 항소했다.
부산고법 행정1부(재판장 김형천)는 1심 판결을 뒤집고 미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장애인복지법, 난민법, 난민협약의 취지 등을 두루 살피면 원고는 장애인 등록을 하고 복지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인정된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외국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애인 등록 신청을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기 때문에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사상구청은 “법리 검토를 거쳐 상고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사강 이주와인권연구소 연구위원은 “난민에게도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판례가 나왔다. 앞으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난민의 생활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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