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트라우마센터는 이성전씨(가운데) 등 사진치유 프로그램 2기 참여자 7명의 작품을 엮어 만든 책 <오월광주 치유사진집-기억의 회복2>를 발간한 것을 기념해 1일 사진치유 성과발표회를 연다. 광주트라우마센터 제공
“솔직히 말해 고문의 현장을 쳐다보기도 싫었지요.”
5·18 생존자 이성전(69)씨는 광주트라우마센터의 사진치유 프로그램(2기)에 참여한 뒤, 처음엔 약간의 거부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다가 그는 “화순경찰서와 상무대 영창, 옛 보안대 등 고문 현장에서 한 두번 사진을 찍으면서, 나같은 산증인이 고문을 당했다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씨는 12명의 동지들과 80년 5월 22일 전남 화순에서 다이너마이트와 무기를 구해 너릿재를 넘어 광주 시민군들에게 전달하면서 항쟁에 참여했다. 그 해 7월 1일 경찰서에 붙잡혀 간 그는 한달동안 구타에 시달렸고, 상무대 영창으로 넘겨져 보안대 등지에서 모진 고문을 당했다. 군법회의에서 12년형을 구형받고 4년형이 확정돼 이듬 해 4월 풀려났다. “사진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우울증이 조금 가셨어요. 운동다니는 공원에 있는 고목나무에서 새순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찍은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광주트라우마센터는 이씨 등 사진치유 프로그램 2기 참여자 7명의 작품을 엮어 만든 책 <오월광주 치유사진집-기억의 회복2>를 발간한 것을 기념해 1일 사진치유 성과발표회를 연다. 이번 행사는 센터 개소 5돌을 기념해 마련한 행사로 오후 2시부터 광주 금남로 5·18기록관 다목적 강당에서 진행된다.
이 책엔 2015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진행된 사진치유 프로그램 2기 참여자 7명의 작품 150점이 실려 있다. 사진치유 2기 참여자는 5·18구속부상자회 소속 곽희성, 박갑수, 서정열, 양동남, 이무헌, 이성전, 이행용씨 등이다. 서정열씨는 “36년 간 마음에서 지우고 살았던 고통의 기억과 대면하는 것은 죽기보다 싫었지만 용기를 내어 그곳을 찾았다”며 “트라우마 기억과 대면할 수 있게 해 준 것은 카메라였다”고 말했다. 이행용씨는 “사진은 회복을 위한 치유작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오수성 센터장은 “기억을 떠올린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그들의 눈으로 그날의 기억이 세상에 나왔다. 그들의 사진은 당사자의 눈으로 찍었기에 또 다른 감동이 있다”며 “이 책이 ‘오월광주’를 기억하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