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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20년 역사 한반도 황새 복원 사업 막 내리나?

등록 2017-11-07 14:20수정 2017-11-07 19:48

“황새복원은 황새가 하는 게 아니고 사람이 한다.”

일본 최고의 조류학자이자 일본 효고 황새고향공원 원장인 사도시 야마기시 명예 교수가 일본 국민을 향해 한 말이다. 이 말은 이 분야의 전문가를 배출하지 않으면 황새는 복원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일본은 황새를 연구하고 종(서식지) 복원 연구를 직간접으로 지원하는 교수만 수십 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황새를 증식만 했지 이런 고급 인력이 전무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는 모두가 황새복원 전문가다. 그 단적인 예가 예산군수다. 예산 황새 공원의 원장인 예산군수는 지방비를 들여 우리나라 유일한 황새 야생복귀 연구시설에 관광객 유치를 위한 미니 동물원을 짓겠다고 나섰다. 그뿐이 아니다, 20년 전 황새를 러시아로부터 도입해 복원 연구를 해온 한국교원대도 이 분야의 교수를 더는 채용하지 않는다. 황새축제라는 이름으로 황새를 대학의 홍보 도구로만 이용하고 있다.

생명 문화재인 황새의 방사를 기관장의 홍보 수단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 방사가 이뤄지려면 서식지 복원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방사된 황새들의 2세가 아직 자연에서 번식지를 만들지는 못했다. 이런 과정에서 전문가의 역할이 필수 요건이다.

우리 속담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라는 말이 있다. 20년 동안 국책사업으로 추진해 왔던 한반도 황새복원 사업이 지금은 예산군수와 교원대 총장의 손안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사업은 수백억 원의 국민 세금만 낭비하고 없어질 위기에 놓여있다.

동북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은 똑같이 1971년에 황새가 멸종됐다. 그러나 복원 과정은 무척 달랐다. 일본은 구소련 시절 러시아로부터 황새를 들여왔다. 그 뒤 일본 왕실의 지원을 받아 황새 복원사업을 서둘렀다. 우리나라는 1971년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서 마지막 황새가 총에 맞고 쓰러진 뒤 한때 정치권에서 황새복원 목소리를 높인 적은 있었으나 모두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났다. 그리고 여전히 불행한 한반도 황새복원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는 황새(서식지)복원 연구에 행정력을 동원해야 한다. 사업을 지자체 단체장과 대학 총장에게 맡길 일이 아니다. ‘한반도 황새 야생복귀 센터’를 건립해 공공 법인화를 서둘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방사한 황새들이 우리 땅에서 도태해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거나 일본 학자들에게 우리나라 황새복원 연구를 맡길 수밖에 없는 사태가 올 수 있다.

현재 일본에서 야생 복귀시킨 개체들의 일부가 돌아온 경남 김해 봉하마을과 울산 태화강, 충남 서산 간척지, 제주도 용수 저수지 등의 황새 서식지 복원 연구를 자신들이 하겠다고 직접 제안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 분야 전문가를 양성하지 못하면 일본에 생물권마저 빼앗기는 불행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박시룡 전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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