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미수습자였던 단원고 고창석(당시 40) 교사의 장례가 참사 발생 3년 7개월 만에 치러진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10일 “단원고 고창석 교사의 장례를 11~13일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 20호실에서 치른다”고 밝혔다. 고 교사의 유해는 11일 오전 9시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을 출발해 장례식장으로 옮겨진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추모객을 맞는 장례의식을 진행한다. 유족들은 13일 오전 6시 발인해 수원시 연화장에서 화장한 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했다.
그의 유해는 지난 5월5일 오전 전남 진도 맹골수도의 세월호 침몰해역에서 1차 수중수색에 나선 잠수부들에 의해 수습됐다. 이어 8월19일에도 침몰해역 2차 수중수색에서 일부 뼈가 추가로 수습되기도 했다.
진도 팽목항 방파제에 붙어있던 미수습자 사진. 왼쪽에서 다섯번째가 고창석 교사.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에게 구명조끼를 챙겨주며 탈출을 돕다가 빠져나오지 못했다. 당시 그는 객실 곳곳을 뛰어다니며 제자들에게 “빨리 나가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체육교사인 그는 대학생 때 인명구조 자격증을 딸 정도로 수영을 잘했지만, 고 남윤철 교사와 함께 학생들의 탈출을 돕느라 마지막까지 뒤에 남았다.
그는 2000년 경기 안산 원일중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 원일중 교사 때도 3층 학생 휴게실에서 불이 나자 가장 먼저 달려가 학생들을 챙겼다. 학생들이 소방서에 신고하는 동안 “어서 피하라”며 제자들을 챙기고 자신은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러 뛰어들었다.
그는 상록중·원곡중을 거쳐 참사 한 달 전인 2014년 3월 단원고에 부임했다. 2학년 담임교사는 아니었지만 인성생활부 교사로 수학여행에 동행해 세월호에 올랐다. 정감있는 성격에다 책임감이 강해 교사 동료들의 신뢰가 깊었다. 또 축구 심판을 맡아주는 등 학생들과 잘 어울렸다. 제자들도 그의 짧은 머리카락이 고슴도치 같다며 ‘또치쌤’이라 부르며 잘 따랐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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