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수백억원짜리 상징물 건립 반대
“인천의 가치 파괴, 혈세 낭비 정책” 지적
유정복 시장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
2015년 10월 일반에 개방된 문학산
인천시가 ‘인천 가치 재창조’라는 이름 아래 랜드마크(어떤 지역을 대표하거나 식별할 수 있는 상징물) 건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학산 정상과 송도국제도시에 전망 타워 등을 건립 추진하자 시민사회단체는 ‘인천의 가치를 파괴하는 혈세 낭비 정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20일 인천시 등의 말을 종합하면, 시는 남구 문학산에 랜드마크 조성을 추진 중이다. 50년여 동안 군부대로 사용되다 2015년 일반에 개방된 문학산에 서울 남산 엔(N)서울타워처럼 전망 타워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문학산은 백제 건국 신화가 깃든 유서 깊은 산으로 산성도 있다. 시는 내년에 1억2000만원을 들여 문학산 타워 타당성 연구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송도국제도시에 3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 건립을 추진한다. 151층 민자 인천타워 건립 사업이 무산된 뒤 경제자유구역인 송도를 대표할 만한 랜드마크가 없어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전문기관에 의뢰해 타워, 스카이워크, 대관람차 등 다양한 시설물의 설치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랜드마크 건립 사업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내세운 ‘인천 가치 재창조’ 정책 가운데 하나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인천 가치’가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보여주기식 혈세 낭비 정책만 펴고 있다”며 “문학산 전망 타워 건립보다 문학산성을 중심으로 학술 조사와 역사복원 사업을 추진할 때”라고 주장했다. 또 “송도에는 이미 랜드마크가 될 만한 건물이 많이 들어서있어 새 랜드마크가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장정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운영위원장은 “‘인천의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 되려 인천의 가치를 파괴하는 정책만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달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인천시 국정감사에서 송도 랜드마크 건립사업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음에도 “랜드마크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치가 있다. 타당성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사진 인천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