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옥스퍼드 거리를 보행자 전용도로로 바꾼 뒤의 조감도. 런던 교통국.
서울 종로와 같은 영국 런던의 대표적 도심 거리인 옥스퍼드 거리가 내년 말까지 전면 보행자 도로로 바뀐다. 반면 서울에선 종로에 버스중앙차로와 자전거차로의 설치를 추진하다 결국 자전거차로의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23일 영국 신문 <가디언>과 방송 <비비시>에 따르면, 지난 6일 런던시 정부는 전체 1.9㎞ 옥스퍼드 거리 가운데 오처드 거리~옥스퍼드 서커스 사이 800m를 내년 말 보행자 전용 도로로 바꾼다고 밝혔다. 이 사업엔 모두 6천만파운드(885억원)가 들어가며 내년 말 새 지하철인 엘리자베스선의 개통과 함께 이뤄진다. 현재 이 거리엔 왕복 2~4차로가 있지만, 앞으로는 승용차는 물론 버스와 택시, 자전거도 다닐 수 없게 된다.
런던 옥스퍼드 거리의 2006년 모습. Ysangkok
런던시는 이 사업 목적이 도시 공해를 줄이고 교통 사고와 혼잡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이 거리를 모든 사람에게 더 깨끗하고 더 안전한,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공공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런던교통국(TfL)은 지난해 여름부터 옥스퍼드 거리를 운행하는 버스 숫자를 계속 줄여왔다. 내년 말까지 나머지 모든 버스 노선도 다른 도로로 옮겨진다.
옥스퍼드 거리는 매주 4백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런던의 쇼핑 명소다. 이 거리와 주변 본드 거리, 리젠트 거리는 매년 76억파운드(11조 2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곳이다. 이번 사업은 1.9㎞의 옥스퍼드 거리 전체를 보행자 전용 도로로 만드는 계획의 1단계다. 런던시는 2019년 말 2단계로 옥스퍼드 서커스~토트넘 코트 로드, 2020년 이후 3단계로 마블 아치(하이드 공원 입구)~오처드 거리를 보행자 전용 도로로 바꿀 계획이다.
런던 옥스퍼드 거리를 보행자 전용 거리로 바꾼 뒤의 모습을 하늘에서 본 모습. 런던 교통국
이 계획은 이 지역 상인들의 지지를, 택시 운전자들의 반대를 받고 있다. 이 지역 600개 상가 단체인 ‘뉴 웨스트엔드 회사’ 제이스 티렐 대표는 “이 거리에서 빨간 2층 버스의 장벽을 제거하면 교통 혼잡이 줄고 공기질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택시운전자연합 리처드 마셋 의장은 “이 계획은 주변 도로에 혼잡과 대기오염을 옮기고, 런던 최고의 상가 거리를 방문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반대했다.
지난 8월 서울시도 올해 말까지 2.8㎞의 종로 8차로를 버스중앙차로 2차로, 승용차 4차로, 자전거 2차로 등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변 상인과 종로구 의회가 중앙차로 설치에 따른 버스 정류장·건널목 이전과 갓길 자전거차로 설치에 반대하자 계획을 변경했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버스중앙차로는 그대로 설치하고, 자전거차로는 일부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 종로에 버스중앙차로와 자전거 도로를 놓은 뒤 조감도. 서울시
박용남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은 “세계 대도시들이 대기질 개선과 차량 통행량 축소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이제 우리 도시들도 이런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