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파주 여성작가 3명이 전하는 ‘안부’…잘 살고 있니!!

등록 2017-12-11 16:38수정 2017-12-11 22:39

숲이 된 나무, 물고기가 된 양말, 봉투에 그림 등
파주 여성작가 3인 교하도서관서 공동 전시회
경기도 파주시 교하도서관 3층에 전시중인 김은숙 작가의 작품 <숲>. 1년간 304번 그린 그림을 덧칠해 작품이 완성됐다.
경기도 파주시 교하도서관 3층에 전시중인 김은숙 작가의 작품 <숲>. 1년간 304번 그린 그림을 덧칠해 작품이 완성됐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반복되는 삶 속에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냥 막 그리며 이야기합니다. 잘 살고 있냐고, 잘 살아 왔다고, 잘 살고 있다고…”

경기도 파주에 사는 중년 여성작가들인 김은숙(47), 엄순미(55), 장순일(56)씨는 자신들의 그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파주시 교하도서관 3층에서 3인 전시회 <잘 살고 있니!!>를 열고 있다. 아내와 엄마, 생활인으로 살면서 예술의 끈을 놓지 않은 여성 작가 3인전은 지난해 세종문화회관 광화랑 전시에 이어 두번째다.

세 작가는 ‘무엇이 행복한 삶인가’라는 화두로 ‘나에서 우리로’ 생명 존중과 공감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3인전을 기획한 김은숙 작가는 “나와 너, 우리가 서로 공감해야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이 전시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 건지, 나에게 혹은 상대에게 묻는 안부이자 따뜻한 격려”라고 말했다.

장순일 작가의 작품 <희노애락을 낚다>.
장순일 작가의 작품 <희노애락을 낚다>.
작업방식이나 관심분야가 각기 다른 세 작가는 민족미술인협회원으로 세월호와 일본군위안부 등을 다루는 단체전에 꾸준히 참여하며 우의를 다져왔다. 전시회를 함께 한 것은 2015년 초 일본군위안부 황금자 할머니의 1주기 때 호흡을 맞추면서부터다.

세월호 희생자 형제자매와 소품 나누기 활동을 해온 김 작가는 전시에서 세월호 희생자 304명을 기억하면서 304번의 새로운 그림을 덧칠해 하나의 나무를 완성시킨 작품 ‘숲’을 선보였다. 올 3월부터 10개월간 매일 ‘바를 정(正)자’를 써가며 덧칠해 가려진 303개의 그림들은 사진으로 남겼다.

“세월호 미수습자를 생각하면서 추모와 울분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작업을 통해 저 자신도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겪었어요. 한 그루 한 그루에 집중하다가 구명조끼를 서로 묶은 친구들을 떠올리며 서로 엮어주면서 비, 바람, 눈, 자연이 어우러지는 숲으로 완성됐지요.”

어린이용 생태 그림책, 식물도감 등 20여 종을 펴낸 장순일 작가는 신고 버려진 양말이나 면 장갑 등 자투리 천을 이용해 물고기 모양의 인형을 만들어 바다 이미지의 천 위에 설치미술을 전시했다. “생태 세밀화를 하다보니 갑갑할 때가 많아 동네 엄마들과 바느질을 배우다가 그림으로 연결됐어요. 신다 버린 양말을 통해 발의 노고를 생각하고, 양말에 여러 사람들의 삶과 땀냄새가 묻어 있다는 점이 제겐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엄순미 작가는 청첩장을 만드는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다. 그는 찢어지거나 잉크가 묻어 검수과정에서 걸러진 불량 봉투에 색연필로 그린 그림 11점을 전시했다. 그는 작품에 대해 “모든 인간관계는 만남에서 이별까지 긴 연애이거나 짧은 연애라고 생각한다. 남에게 드러내놓기 어려운 내면의 아픔이나 상처를 어루만지는 소통의 시도”라고 말했다. 엄 작가는 20일 세종문화회관 광화랑에서 ‘윤회의 강’이란 주제로 개인전시회도 연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엄순미 작가는 봉투에 색연필로 그린 작품 11점을 선보였다.
엄순미 작가는 봉투에 색연필로 그린 작품 11점을 선보였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