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구속 불명예…감시 못한 우리도 책임”
전남 순천시민들은 조충훈(53) 순천시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자, “부끄럽고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순천시는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시작된 뒤 민선 1,2기 시장에 이어 3기 조 시장마저 뇌물 비리에 연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시장과 측근의 비리를 지역의 이미지로 연결해서는 안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부패 제도화 시민운동을 펼쳐가기로 했다.
◇ 시장 직무 대리=순천시는 지방자치법(102조)에 따라 24일부터 유창종 부시장이 시장의 직무를 대리한다. 유 부시장은 이날 오전 확대 간부회의를 열어 “어려울 때일수록 시정 중요 현안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순천시는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안 신대지구(90만평) 개발 민자 유치와 내년 8월 세계패트롤잼버리대회 개최 준비 등 현안 사업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검찰이 조 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하면, 순천시는 시장권한 대행체제로 들어간다. 전남도선관위는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조 시장의 형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재선거를 치르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시민 반응=시민들은 조 시장에 대해 “업무 추진력이 있고, 누구의 말이든 귀를 기울인다”는 점에 후한 평가를 내렸다. 조 시장은 주거단지로 바뀔 뻔했던 조례저수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등 시민단체의 타당한 지적을 수용했다. 또 국내 1호 기적의 도서관 건립과 세계태권도대회 등 각종 대회 유치로 추진력 있는 시장의 이미지를 얻었다.
하지만 조 시장은 올 초부터 핵심 측근들의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곤경에 처했다. 주변에서 ‘측근들과 사조직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조 시장이 측근 비리가 터졌을 때 머리 숙여 사과하고 투명행정을 약속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 반부패 제도화 운동=순천기독교청년회 등 순천 6개 시민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 조 시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조 시장은 2002년 6월1일 시장 후보 당시 ‘시장에 당선된 후 비리 관련으로 물의를 일으키면 즉시 사퇴하겠다’고 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이 단체들은 “이번 사태는 시정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시의회와 시민단체도 책임이 있다”며 “앞으로 입찰과 인사와 관련해 비리를 예방할 수 있는 조례 제정 운동을 펼쳐가겠다”고 선언했다. 서희원 동부지역사회연구소 이사장(변호사)은 “자치단체장 한 사람의 결정보다 제도와 원칙에 따라 시정이 운영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순천/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순천/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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