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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소통과 불통의 차이

등록 2018-01-10 16:20수정 2018-01-10 20:26

울림마당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영화 ‘1987’이 묵직한 공감을 얻으며 연일 화제다. 무엇보다 30년 전 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실화를 바탕에 두고 우리 사회상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군사독재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고, 피를 먹고 성장한 민주주의의 역사를 단숨에 써내려간 영화를 보면서 영상의 힘, 실화가 가지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의 값진 희생 덕분에 절차적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았고, 지방자치가 부활하며 다양한 변화와 발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자치는 시대적 요구와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에 의해 통치에서 협치로, 관에서 민으로, 중앙에서 지방으로, 시민 소외에서 시민참여로 정책이 변화하면서 다양한 주민참여제도 개선을 통한 거버넌스 행정이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서울, 성남, 전주 등의 혁신행정 사례가 눈에 띈다.

충북은 늦었지만 도민소통 특별보좌관을 내정했다. 선거를 6개월 앞둔 시기, 2급 상당의 직급이 논란이 됐다. 이 논란은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임명권자인 이시종 충북지사는 민관협치 시대에 도민과의 약속임을 강조하며, 충북현안을 민관협치로 해결하려는 순수한 결단이라며 주변을 설득했다. 하지만 주변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한 이 지사는 한 달여의 시간을 불통으로 보냈고, 결국 당사자 스스로 지쳐 정리(사퇴)하게 됐다.

여기에는 관료사회의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이 작용했다. 30년이 걸려도 도달할 수 없는 2급, 결속에 원동력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6개월 단기계약직인 2급 상당 개방직을 현직공무원에 공모했다면 과연 얼마나 응모했을까?

민선 6, 7기 도지사가 그 많은 시간을 뒤로하고 왜 이제야 이 카드를 꺼냈을까? 물론 늦게라도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시도한 것은 다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견된 논란이 이어지자 이 지사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관료정치의 한계를 여과 없이 드러낸 충북도 혁신의 현주소다.

논란을 부추겨 소통보좌관 내정을 흔든 자유한국당은 도민이 수재로 고통을 당할 때 외유를 가고, 국민을 레밍에 비하하는 수준의 인물을 공천한 정당이다. 의장단 구성조차 소통 없이 파행으로 몰아간 정치인들이 시민단체를 폄훼하고, 지역발전과 주민참여 확대를 저해한 활동은 지금 생각해도 낯 뜨거운 일이다.

언론도 거들었다. 정론직필과 검증, 비판 기능 모두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 받아쓰기와 사실 왜곡의 보도행태는 ‘기레기’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소통특보 내정자의 가족 신상을 악의적으로 확대해석해, 마치 후보자가 딸을 특혜취업시켰다는 의혹 보도를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최저 시급도 받지 못하고, 허드렛일에 많은 이들이 기피하는 단기계약직을 특혜로 취업시킬 아버지가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소통이 불통으로 끝났다. 정치적 유불리, 철옹성 같은 관료사회, 불신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졌고, 결국 한 사람이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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