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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마당] ‘맑은누리센터’에 드리운 재활용품 선별 노동자 그림자

등록 2018-01-17 14:34수정 2018-01-17 21:09

울림마당

문성준
충남공공노조 조직부장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과정에서 생활 쓰레기가 생겨난다. 쓰레기들은 대부분 쉽게 썩거나 분해되지 않아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한다. 쓰레기를 재활용하면 쓰레기처리 비용은 물론 환경오염을 줄이는 효과를 얻는다. 지자체들은 재활용을 위한 자원순환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충남 예산군은 환경기초시설인 맑은누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맑은누리센터는 전국 지자제 가운데 처음으로 ‘환경사랑 홍보관’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환경 보전의 소중함과 쓰레기 분리배출 및 음식쓰레기 줄이기 등에 대한 환경 교육과 체험 교육을 한다. 이곳에서 어린 학생들은 환경의 소중함을 배우는 만화영화를 보고 재활용품 분리배출 요령과 재활용품 작품 만들기를 한다. 헌 옷, 헌 가구 등을 기증받아 수리해 나눠주는 나눔터도 운영한다.

그러나 맑은누리센터의 이면에는 재활용품 선별시설 노동자들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재활용품 선별시설은 군이 운영하다 약 12년 전 민간위탁 외주용역으로 전환됐다. 노동자들의 신분도 직접 고용에서 간접 고용으로 바뀌었다. 민간위탁 외주 용역노동자들은 정부의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에 따라 중소기업중앙회 단순노무종사원 노임을 적용받아야 한다. 그러나 업체는 이윤을 남겨야 하고 지자체는 예산을 절약해야 하니 정부 지침과 달리 맑은누리센터 노동자들의 노임은 최저임금 수준이다. 지자체는 업체가 외주근로자 근로조건을 이행하는지 수시로 관리·감독 해야 하는데 예산군은 지금까지 한 번도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다. 위탁업체도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예산군이 이 센터를 앞세워 자원 재활용, 환경보호 군정을 자랑하는 사이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착취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예산군이 학생·일반인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교육하면서 재활용품 선별시설에서 강도 높은 노동을 하며 지역의 환경오염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노동자들의 적폐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건 아이러니다.

환경 교육의 하나로 환경기초시설을 개방하고 폐기물 처리 과정 체험 등을 통해 환경 문제에 대한 의식을 고취하면서 그 일선 현장의 선별원들에게 정해진 노동 조건을 적용하지 않아 열악한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예산군이 지자체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탈법·편법 행위와 다르지 않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더해 예산군은 지난해 7월 나온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센터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거나 제3 섹터(사회적 기업 등) 방식으로 고용해야 하는데도 소극적이다.

예산군은 재활용품 선별원들의 책임 있는 사용자로서 거듭나 정부 정책을 수용하여야만 한다. 직접 고용으로 전환해 간접 고용에 따른 노동 적폐를 청산하고 재활용품 선별원들의 노동 조건과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예산군이 맑은누리센터의 노동관계를 올바르게 세우는 것이 재활용 시스템을 바르게 운영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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