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담담
전남대 건축학과 교수 요즈음 제4차 산업혁명시대와 관련된 정책과 계획들이 급물살처럼 밀려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다. 1차 산업혁명은 농경사회에서 산업도시로, 2차 산업혁명은 산업의 성장기로 전환되었으며, 3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의 시대로 개인용 컴퓨터, 인터넷,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우리 사회를 바꾸어 왔다. 이제 제4차 산업혁명을 대표할 수 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들이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맞춰 일상생활의 변화가 있었다. 세계 최초의 신호등은 영국 런던에 제1차 산업혁명이 끝나갈 무렵인 1868년 가스를 사용하는 수동식이었다. 경찰관의 판단으로 직접 수동으로 진행과 정지 등의 신호를 보내는 장치였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사는 우리는 실시간 교통량의 통계에 따라 최적거리와 최단거리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늘 다녀왔었고, 익숙한 거리에 적응돼 가끔 이를 거부하기도 한다. 시간과 거리는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척도이며, 절대적인 것인데도 말이다. 더군다나 운전대를 잡지 않고 목적지까지 가는 ‘호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나는 불안해서 못할 것 같다. 도시와 제4차 산업혁명시대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적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워낙 변수가 많은 게임이라-바둑만큼은 인간이 낫겠지라는 예측은 틀렸었다. 바둑이라는 게임 속 수많은 변수와 통계의 승리였던 것 같다. 인공지능에 의한 예측은 아니겠지만, 광주·전남지역의 빅데이터를 통해 예측된 소멸도시 순위에 관한 기사를 보고 많은 사람이 놀랐는데 금세 잊어버린 듯하다.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새로운 개념의 도시, 스마트시티 시범도시,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정책과 계획이 발표되고 있다. 미래혁신기술들을 도입한 신개념의 도시들이 종래의 도시계획규제도 받지 않고 최첨단으로 조성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지역의 현실은 다르다.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전남지역은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광주광역시를 제외한 전라남도 5개 시 17개 군의 인구데이터를 살펴보면,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전남과 서울을 비교해보면, 전남이 면적은 2배 정도 크지만, 인구는 5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인구밀도를 비교해보면 1㎢ 안에 서울에는 1만6288명이 살고, 전남엔 154명이 산다. 서울과 전남은 거의 백배의 차이를 보인다. 전라남도는 2045년이 되면 100명의 노인 인구와 18명의 19살 미만의 인구가 함께 살아야 하는 고령화 시대를 맞이한다. 분명 우리는 미래혁신기술이 뒷받침돼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 것이다. 산업혁명은 우리의 시대와 환경에 필요로하는 기술임은 틀림없다. 먼 훗날 두 손 놓고 자율주행 자동차에 몸을 의지하며, 목적지로 가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러나 기술과 도시는 다르다. 저출산 시대,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소멸할지도 모르는 도시는 뒷전으로 하고, 미래 혁신적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최첨단도시, 스마트도시가 앞서가서는 안 된다. 우리가 사는 도시와 농촌에 어떻게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미래도시 조성 이후 살게 되는 인구의 유입이 기존도시에서의 이전을 생각한다면 심각한 도심 공동화, 황폐화로 또 다른 도시문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지방정부는 우리 지역이 풍부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이 살기 좋은 곳임을 널리 알리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주거환경조성과 인구가 빠르게 유입될 수 있는 정책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미래혁신 기술발전의 속도는 녹색 신호등이지만, 우리 도시와 농촌의 발전은 현재 적색 신호등 앞에 서 있음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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