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담담
은우근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오래 전 한 미국인 가족이 필자의 아파트에 숙박한 적이 있었다. 그들은 아침 출근 시간대에 밖을 내다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원이 있는 주택에서 사는 것이 일반적인 그들의 눈엔 밀집한 아파트 단지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기이하게 비쳤을 것 같다. 1990년대 초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프랑스 인류학자 발레리 줄레조는 아파트 문화를 연구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한국인의 아파트 중심 주거 양식은 박정희 시대 이후 이루어진 압축적인 근대화, 도시화의 산물이다. 획일적인 외양을 가진 ‘병영식 주거단지’는 단기간에 대량생산된 거주 시설로서 권위주의 군사문화의 주거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아파트 계급사회다. 아파트 소유를 통해 재산 증식과 계층 상승을 실현하고, 아파트를 만들고 소유한 계층이 정권을 결정했다. 보수정권은 고도 경제성장기에 형성된 아파트 소유 중산층을 포섭함으로써 지지기반을 다졌다. 1987년 6월항쟁 이후에는 발레리 줄레조가 적절히 지적한 대로 ‘정부-재벌-중산층의 삼각 동맹’이 더욱 강화되었다. 이른바 강남 불패 신화다. 한때 한국 샐러리맨 성공 신화의 상징이었던 이명박은 토건 재벌에 복무했다. 뉴타운 개발로 특징지을 수 있는 그의 집권 전략은 부동산 개발을 통한 자산 증식의 환상을 가진 중산층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권위주의 압축 성장의 시대에 기획된 아파트 중심 주거 양식과 주택정책, 경제 정책은 단지 주거 형태뿐 아니라 의식과 문화를 지배하고 있다. 아파트는 욕망의 공간이다. 대중은 럭셔리한 아파트를 소유하고자 하고 그 안의 삶을 아름답다고 여긴다. 행복한 삶의 이런 미적 이상은 정치권력과 토건 재벌이라는 지배 권력이 기획한 것이다. 이 틀에 따라 대중의 왜곡된 욕망과 미의식이 규정되었다. 주거의 소유뿐 아니라 주거 형태와 양식은 의식을 규정한다. 폐쇄성, 소통 단절이라는 아파트 환경에서의 일상적 삶의 방식은 그 안에 사는 대중의 정서도 지배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한국인의 자살률, 청소년 폭력의 급격한 증가는 아파트 중심 주거 환경과 경쟁 위주 사회 구조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여겨진다. 광주의 아파트 거주 가구 비중은 전국 최고다. 광주의 주거문화는 전국 어느 곳보다 더 급격한 변화를 겪었는데 80년대 중반 이후부터 본격화되었다. 아파트, 휴대폰, 자가용 승용차의 증가는 개인화된 생활양식을 일반화시킨다. 광주에도 25층대의 아파트 분양이 이미 일반화되었으며 이제는 4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지금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하다. 현재의 아파트 중심 주거는 문화적이고 인간적인가? 초고층 아파트는 광주의 지리환경 조건과 시민 정서에 마땅한가? 나아가 ‘인간 중심의 도시’를 표방하는 아시아문화 중심도시의 비전, 인권도시 광주의 이상을 구현하고 있는가? 광주다운 삶의 이상, ‘광주의 광주다움’을 표현할 주거문화의 미적 대안을 찾아보자.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한 주거의 소유형태에 대한 대안도 만들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공동체적 소통이 가능한 주거, 소득에 상관없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주거를 실현하자. 광주다운 삶의 이상, 아시아인다운 삶의 미학을 표현할 대안적 주거문화를 모색하기 위해 ‘아시아 주거문화 엑스포’ 개최를 제안한다. 이를 통해 문화도시로서 광주의 국제적인 위상을 드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압축적인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 있는 아시아의 여러 대도시도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다. 올 지방선거에서 광주에서도 주거 인권이 보장되는 인간 중심의 도시를 만들기 위한 생산적인 논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그리고 그동안 광주가 지켜왔던 공동체 의식과 광주다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광주의 미래를 제시할 단체장의 출현을 고대한다.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오래 전 한 미국인 가족이 필자의 아파트에 숙박한 적이 있었다. 그들은 아침 출근 시간대에 밖을 내다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원이 있는 주택에서 사는 것이 일반적인 그들의 눈엔 밀집한 아파트 단지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기이하게 비쳤을 것 같다. 1990년대 초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프랑스 인류학자 발레리 줄레조는 아파트 문화를 연구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한국인의 아파트 중심 주거 양식은 박정희 시대 이후 이루어진 압축적인 근대화, 도시화의 산물이다. 획일적인 외양을 가진 ‘병영식 주거단지’는 단기간에 대량생산된 거주 시설로서 권위주의 군사문화의 주거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아파트 계급사회다. 아파트 소유를 통해 재산 증식과 계층 상승을 실현하고, 아파트를 만들고 소유한 계층이 정권을 결정했다. 보수정권은 고도 경제성장기에 형성된 아파트 소유 중산층을 포섭함으로써 지지기반을 다졌다. 1987년 6월항쟁 이후에는 발레리 줄레조가 적절히 지적한 대로 ‘정부-재벌-중산층의 삼각 동맹’이 더욱 강화되었다. 이른바 강남 불패 신화다. 한때 한국 샐러리맨 성공 신화의 상징이었던 이명박은 토건 재벌에 복무했다. 뉴타운 개발로 특징지을 수 있는 그의 집권 전략은 부동산 개발을 통한 자산 증식의 환상을 가진 중산층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권위주의 압축 성장의 시대에 기획된 아파트 중심 주거 양식과 주택정책, 경제 정책은 단지 주거 형태뿐 아니라 의식과 문화를 지배하고 있다. 아파트는 욕망의 공간이다. 대중은 럭셔리한 아파트를 소유하고자 하고 그 안의 삶을 아름답다고 여긴다. 행복한 삶의 이런 미적 이상은 정치권력과 토건 재벌이라는 지배 권력이 기획한 것이다. 이 틀에 따라 대중의 왜곡된 욕망과 미의식이 규정되었다. 주거의 소유뿐 아니라 주거 형태와 양식은 의식을 규정한다. 폐쇄성, 소통 단절이라는 아파트 환경에서의 일상적 삶의 방식은 그 안에 사는 대중의 정서도 지배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한국인의 자살률, 청소년 폭력의 급격한 증가는 아파트 중심 주거 환경과 경쟁 위주 사회 구조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여겨진다. 광주의 아파트 거주 가구 비중은 전국 최고다. 광주의 주거문화는 전국 어느 곳보다 더 급격한 변화를 겪었는데 80년대 중반 이후부터 본격화되었다. 아파트, 휴대폰, 자가용 승용차의 증가는 개인화된 생활양식을 일반화시킨다. 광주에도 25층대의 아파트 분양이 이미 일반화되었으며 이제는 4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지금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하다. 현재의 아파트 중심 주거는 문화적이고 인간적인가? 초고층 아파트는 광주의 지리환경 조건과 시민 정서에 마땅한가? 나아가 ‘인간 중심의 도시’를 표방하는 아시아문화 중심도시의 비전, 인권도시 광주의 이상을 구현하고 있는가? 광주다운 삶의 이상, ‘광주의 광주다움’을 표현할 주거문화의 미적 대안을 찾아보자.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한 주거의 소유형태에 대한 대안도 만들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공동체적 소통이 가능한 주거, 소득에 상관없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주거를 실현하자. 광주다운 삶의 이상, 아시아인다운 삶의 미학을 표현할 대안적 주거문화를 모색하기 위해 ‘아시아 주거문화 엑스포’ 개최를 제안한다. 이를 통해 문화도시로서 광주의 국제적인 위상을 드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압축적인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 있는 아시아의 여러 대도시도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다. 올 지방선거에서 광주에서도 주거 인권이 보장되는 인간 중심의 도시를 만들기 위한 생산적인 논의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그리고 그동안 광주가 지켜왔던 공동체 의식과 광주다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광주의 미래를 제시할 단체장의 출현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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