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데 앞장섰던 비밀조직인 5·11연구위원회(<한겨레> 2017년 5월17일치 1면)에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참여했던 것과 관련해 5·18단체가 서 차관에게 511연구위원회의 실체를 명확하게 규명해달라고 요구했다.
11일 5·18기념재단의 말을 종합하면, 서 차관은 전날(10일) 5·18기념재단 사무실을 찾아 김양래 기념재단 상임이사, 정춘식 5·18유족회장, 김후식 5·18부상자회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서 차관은 과거 511연구위원회'에 참여했던 사실을 밝히고 5·18 단체 대표들에게 사과했다.
511연구위원회는 1988~89년 국회 5·18광주민주화운동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앞두고 보안사령부(현 기무사령부) 주도로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육군본부,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꾸린 기구다. 511연구위원회는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주장하고 군 자위권 발동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등 지금까지 일부에서 5·18을 폄훼·왜곡하는 논리의 ‘뿌리’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국방위원회는 △국방부 기본방향 제시 △민간관계 연구 △예상질의 답변서 작성 △국회요구자료 제출 등의 임무를 맡은 것으로 나와 있다.
앞서 김 차관은 지난 9일 511연구위원회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사과문을 내 “입사 2년이 지난 초임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원으로 부여된 업무를 수행했지만, 제가 한 모든 것은 제 책임으로 통감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지난 해 6월 국방부 차관으로 임명된 서 차관은 이날 5·18단체 대표들을 만난 서 차관은 다시 한 번 이 같은 내용으로 사과했다.
이에 대해 5·18단체는 “진정한 사과를 위해서는 511연구위원회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진실을 밝히는 게 우선이다”는 뜻을 전했다. 또 최근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에서 조사했던 511연구위원회 관련 내용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서 차관은 511연구위원회의 활동 내용을 확인한 뒤 다시 한 번 광주를 찾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지금까지도 5·18왜곡의 근거가 됐던 기구에 참여한 일원이자 현직 차관으로서 ‘나는 511연구위원회에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만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국방부 특조위 조사와 관련없이 서 차관부터 511연구회가 무슨 활동을 했는 지 먼저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511연구위원회에서 한국국방연구원이 맡은 역할이 나온 관련 자료.
511연구위원회가 511연구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스스로 묻고 답변했던 내용이 담긴 문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