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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항쟁 몰랐다면 오페라 가수나 상업음악 하고 있을지도”

등록 2018-02-20 20:31수정 2018-02-20 21:03

‘한-일 잇는’ 재일동포 2세 가수 이정미씨
22일 호남학연구원 초청 ‘사이·잇다’ 공연
재일 한국인 2세 가수 이정미씨.
재일 한국인 2세 가수 이정미씨.
“광주항쟁 같은 역사를 몰랐으면 아마 오페라 가수나 상업적인 음악을 했을 가능성도 있었어요.”

재일 한국인 2세 가수인 이정미(60)씨는 20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광주에 처음 갔을 때 현장에 가야만 알 수 있는 아픔과 사라지지 않는 어떤 느낌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는 22일 저녁 7시30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예술극장 극장2에서 ‘사이·잇다’를 주제로 열리는 무대에 선다. 이번 콘서트는 전남대 호남학연구원이 ‘제9회 감성연구학술대회'의 특별공연으로 마련했다. 그에게는 두번째 광주 공연이다.

그는 한반도와 일본의 경계 사이를 잇는 가수다. 도쿄에서 태어나 구니타치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하던 중 한국의 민요, 포크음악 등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1980년 도쿄에서 열린 재일동포 간첩단 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한국 유학생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에 친구를 따라 갔다가 처음 무대에 섰던 것이 제 삶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전남대 호남학연구원이 ‘제9회 감성연구학술대회'의 특별공연으로 22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여는 ‘이정미 콘서트-사이 잇다’ 포스터.
전남대 호남학연구원이 ‘제9회 감성연구학술대회'의 특별공연으로 22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여는 ‘이정미 콘서트-사이 잇다’ 포스터.
이씨는 1983년 한국의 민요, 가요, 가곡 등을 모은 음반 <새야 새야>를 발표했고, 김민기의 노래를 모은 음반 <김민기를 부른다>(1986)도 냈다. 한국인 이름으로 일본 열도를 누비며 노래하는 그는 제주 강정마을이나 4·3항쟁 관련 행사 무대에도 꾸준히 참여해왔다.

이번 콘서트에선 ‘경성선’ 등 일본어로 지은 노래를 원곡대로 부른다. 도쿄 변두리를 달리는 작은 전철인 경성선 주변 동네의 기억을 담아 지은 작품이다. 그는 “부모님의 고향인 제주도 내 고향이지만, 도쿄의 동네도 제 고향”이라며 “이곳에서 태어나 만난 사람과 만났던 일들 모두 제 삶에 필요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한국 노래로는 ‘아리랑’과 ‘아침이슬’,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북한에서 만든 ‘임진강’ 등을 노래한다.

토크콘서트 형식인 이번 공연의 진행을 맡은 최유준 전남대 교수는 “가수 이정미는 한반도와 일본까지 포용하는 ‘사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음악인”이라며 “이정미의 노래와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국인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새로운 방식으로 던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콘서트는 무료이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누리집을 통해 미리 신청해야 좌석권을 받을 수 있다. (062)530-0492.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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