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학교 학생들이 ‘통일일꾼’ 문익환 목사 부부의 동상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늦봄 문익환 학교 제공
‘통일일꾼’ 문익환 목사 부부의 동상이 전남 강진에 세워진다.
늦봄평화교육사업회는 24일 오전 늦봄학교의 입학식과 졸업식을 마친 뒤 늦봄 문익환(1918~1994) 목사와 봄길 박용길(1919~2011) 장로 부부의 동상을 제막한다.
문 목사는 100년 전 만주 북간도 화룡현 명동촌에서 태어나 한신대를 졸업한 뒤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을 위해 한평생을 바쳤다. 1989년 3월 통일의 물꼬를 트기 위해 열흘간 방북하는 등 6차례의 시국사건에 얽혀 11년 2개월 동안 수감되는 고초를 겪었지만 죽는 날까지 군부독재와 분단체제를 허물기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동상은 이날 한반도 형상으로 조성된 늦봄·봄길 공원의 백두산 쪽에 실물 크기로 세워진다. 두루마기 차림으로 선 문 목사가 저고리와 치마를 입고 의자에 앉은 부인 박 장로의 어깨 위에 다정하게 오른손을 얹은 채 학교를 바라보는 형상이다. 이 공원 안에는 돌에 새긴 문 목사의 통일시 ‘꿈을 비는 마음’, 문 목사의 휘호 ‘민주는 민중의 부활이요,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다’ 등도 설치됐다. 산책을 하다 보면 통일의 새날을 맞기 위해 어떤 희생과 수고도 마다치 않았던 그의 단심을 느낄 수 있다.
제막식은 늦봄학교 풍물패의 길놀이, 공원을 여는 오색줄 자르기, 동상·시비 가림막 열기 순으로 진행한다. 이어 최연석 이사장의 기도, 홍이현숙 작가의 작품 설명, 영화배우 문성근 등 가족 말씀, 통일과 평화를 바라는 만세 삼창이 진행된다.
김창오 2대 교장은 “평창올림픽에서 한반도기가 나부끼며 평화의 기운이 움트고 있다. 제막식은 늦봄 탄신 100년을 맞아 그가 유지로 남긴 통일과 평화를 이루기 위해 각오를 다지는 자리”라고 말했다.
늦봄학교는 2006년 강진군 도암면 만덕산 자락의 백련사와 다산초당 사이에 중고통합형 대안학교로 문을 열었다. 이후 12년이 지나면서 늦봄의 철학을 바탕으로 자율과 공동체, 생명과 영성, 통일과 평화를 지향하는 배움터로 자리를 잡았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늦봄학교 풍물패가 늦봄 봄길 공원의 들머리에서 길놀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늦봄 문익환 학교 제공
늦봄 문인환의 시비 ‘꿈을 비는 마음’ 늦봄 문익환 학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