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환경운동을 이끌었던 서한태 박사가 13일 밤 11시50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
방사선과 전문의인 그는 평생 ‘영산강 지킴이’를 자처하며 물관리 일원화를 주창하는 등 평생을 환경운동에 헌신했다. 체력이 약해지자 병원 건물을 환경단체에 선뜻 내주고, 전남환경운동연합 상임고문을 맡아 후배들의 활동을 지원했다.
그는 1928년 전남 무안군 몽탄면에서 태어나 목포중과 전남대 의대를 졸업했다. 53년 졸업 뒤 9년 동안 군복무를 마치고 62년 목포에서 개업한 평범한 의사였다. 의사로 생활하면서 이오덕·이영희·성내운·김용옥·한완상·김지하 등의 책을 보면서 “아는 것이 많아도 세상을 바르게 보지 못하면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50대 중반이던 83년 목포시민의 식수원인 영산강 중류에 들어서는 주정공장을 6개월의 반대 끝에 막아낸 것을 계기로 환경운동에 뛰어들었다. 이어 86년 삼학도의 시멘트저장고 건축, 87년 유달산의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운동을 이끌어 성사시키기도 했다.
특히 목포시민의 한 사람으로 만성적인 불 부족을 겪으며 물 문제 해결에 남다른 관심을 두는 등 생활속의 환경운동을 지속했다. 그는 “유럽은 역간척이 진행되는데 우리는 새만금과 시화호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한다”며 주암댐 건설과 영산강 간척(4단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런 과정에서 영산호보존호 삼학도보존회 유달산보존회 등을 이끌고 목포녹색연구회, 목포환경운동연합 등을 창립했다. 이런 철학과 활동을 담아 96년부터 10년 동안 소식지 <환경과 건강> 15호를 발간했고, <내 땅을 지키고자>, <환경에 관한 150가지>, <쾌적한 환경을 찾아서> 등 저서를 펴냈다.
이런 공로로 그는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교보 환경문화상 대상과 국민훈장 동백장, 올해의 호남인상 등을 받았다. 평생 동안 의사였지만 소박하게 생활을 꾸렸고,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백기완·임재경·이돈명·최열 등과도 가깝게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정영순씨와 자녀 앵숙·인근(하루학문외과 원장)·의숙·지근(전 초당대 교수)·진근(연세대 교수)씨와 사위 천정배(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있다. 장례는 고인과 가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진행한다. 목포지역 시민단체는 15일 저녁 7시 장례식장에서 ‘환경운동가 서한태 박사 추도식’을 열기로 했다.
빈소는 목포시 상동 목포효사랑장례식장에 마련됐고 16일 오전 10시에 발인한다. 장지는 무안군 몽탄면 봉면리 노송정마을 선영이다. (061)242-7000.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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