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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담담] 저출산 고령화 시대 지방정부의 역할

등록 2018-03-14 16:55수정 2018-03-14 20:20

이민석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

저출산 초고령화 시대가 머지않은 시간 후 도래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무엇을 해야하고 미래를 위해 무엇을 대비해야할 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열심히 연금을 매달 꼬박꼬박내는 것밖에는 다른 할 일이 없는 것 같다. 아이들도 줄고, 고령자들이 늘어가는 시대를 맞아 도시엔 어떤 변화가 가장 필요할까? 도시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의외로 단순할 때가 있다.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광주에서도 아이들의 숫자가 점차 줄고 있다. 광주 여성의 20대 후반 출산율은 1996년 1천명당 118.4명에서 2016년 25.4명으로 대폭 줄었다. 아파트 놀이터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기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지난 해 광주시의 합계 출산율은 1.17명으로 집계됐다. 출산장려금을 준다고 출산율이 높아질 순 없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편리한 보육시설을 늘려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아이의 병원비를 무료로 보장해주는 획기적인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유독 광주에 고령자들의 택시운전사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광주의 50~66살 인구는 30만여 명으로 전체 도시 인구의 20.4%를 차지한다. 노인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도시기반시설의 확충도 필요하다. 은퇴자들이 사회적 기여를 하면서 일도 할 수 있는 지방정부 차원의 정책이 절실하다. 60살 이상 노인들의 건강권 뿐 아니라 무료로 치매 검사를 받도록 하는 등 노인 돌봄권에 대해서도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노인을 위한 도시가 있다’는 것을 세심한 정책으로 증명해야 한다.

도시의 안전성을 높이는 것도 절실한 과제다. 골목길마다 벌어지는 불법 주정차는 상시적인 교통사고 위험을 준다. 광주에서도 불법주정차 뿐 아니라 교통법규를 무시하는 운전습관 등으로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자동차 1만대당 전체 229개 기초지자체 교통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사망자 수는 광산구 51위, 서구 58위, 남구 81위, 동구 82위, 북구 84위 등이다. 무엇보다 연령층별 사망자들의 구성비를 살펴보면 13살 미만은 1.1%로 낮지만 65살 이상 사망자 수가 38.1%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사회적 약자들이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출산 장려정책보다 학교 주변 환경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최소한 아이들이 마음 편안하게 다닐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학교 앞 횡단보도를 건널 때 불법주차되어 있는 차들 때문에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적지 않다. 달리는 차의 운전자들이 갑작스레 튀어 나오는 아이를 주의깊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늘 다니던 길의 아파트 단지 앞 왕복 2차로의 불법주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중앙선에 플라스틱으로 만든 분리대가 설치됐기 때문이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작은 분리대처럼 안전한 도시를 위한 ‘작은 기적’들이 곳곳에서 정책으로 입안돼야 한다. 광주 상무지구 등 상업지역의 불법주정차를 해소하기 위해 공영주차장을 대폭 늘려야 한다. 세대가 어우러져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심 곳곳에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광주만의 독특한 실험과 아이디어, 그리고 예산이 뒷받침될 때 풀 수 있는 과제다. 물론 지방정부가 문화예술, 첨단산업, 자동차산업과 같은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거대한 정책과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인구를 막으려면 살기좋은 주거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안전한 교육환경과 편안한 노후 복지환경 기반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개인이나 가정이 아니다. 어린이와 노인이 편안한 도시를 만들어야 저출산 고령화의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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