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마당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2012년 7월 청주시와 복지계는 기대 속에 청주복지재단을 출범시켰다. 연간 예산 15억원, 상근직원 16명, 시와 민간 출연금 100억원으로 출발한 청주복지재단은 매우 파격적이었고, 청주복지의 자부심이었다. 복지 필요성 증대와 이에 부응해야 할 정부의 역할에 대한 자각, 복지재정 규모의 팽창, 이에 비해 공무원의 정책기획과 집행 전문성과 연속성 부족, 지역복지 구심점 부재, 복지서비스 질에 대한 평가와 시민 욕구 반영 기제 결여 등의 현실을 놓고 볼 때 복지재단의 출범은 원론적으로 타당하다. 그러나 원론을 떠나 현실의 눈으로 보면 마냥 손뼉 칠 일은 아니다. 공무원들에 의해 독립성이 보장받지 못하고 예산, 조직, 인사, 사업 등에 족쇄가 가해질 때 전문성과 창의성이 발휘되지 못하며, 중간조직이란 모호한 위상이 재단의 역할과 기능에 있어 분명한 존재감을 찾기 어렵다. 민간과 관계에서도 옥상옥의 상위조직으로 군림할 수 있다. 퇴직관료나 정치관계자 등 낙하산 인사의 단골대상이 될 수 있음도 우려 지점이다. 이런 우려를 불식고자 수차례 의견수렴과 논의를 거쳐 시와 복지현장, 전문가 간 공감대를 형성한 끝에 청주 지역복지의 변화를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박수를 받으며 2012년 재단이 출범했다. 올해 복지재단의 시 출연금은 11억원이다. 이 규모는 복지관 2~3곳의 운영지원예산이며, 청주시 수급자 생계급여비 시 부담분의 절반을 넘는다. 어르신 일자리 예산 8억원보다 많고, 중증장애인 무료급식지원의 시비에 비해 90배에 달한다. 이런 예산으로 14명이 일하는 이 재단은 무엇을 하는가? 한마디로 존재감을 찾을 수 없다. 2016년 말 한 지역운동단체에서 복지현장 전문가 200여명에게 설문한 결과, 재단의 종합적인 평가는 5점 만점에 2.89로 평균 이하였다. 초기 직원들은 거의 떠나고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업 숫자도, 그 사업에 대한 방문자 숫자도 빈약하기 짝이 없다. 7년차 조직으로서 시민과 복지현장에 각인된 또렷한 사업이 하나라도 있을까 싶다. 우려했던 대로 시 관료 출신이 이사장으로 재임하기까지 한다. 종종 불거져 나오는 인사와 운영상 문제, 최근 상임이사의 공모를 둘러싸고 규정과 공정성을 위배하는 부실한 절차 진행 등도 그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 초기 재단의 의욕에 찬 모습을 설계하고 참여한 사람으로서 씁쓸하다. 더욱이 이런 재단을 혁신시키고 초기 정신으로 돌리려 해도 재단 자체나 민간복지계의 힘이 아니라 행정감독기관인 청주시의 개입에 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씁쓸함을 넘어 처연하기까지 하다. 복지재단은 청주시 복지계의 희망이 아니고 계륵이 된 것은 아닐까? 경기 화성시는 2009년 복지재단을 의욕적으로 설립했으나 2015년 인가취소를 하고 문을 닫았다. 재단에 대한 대담한 변화가 없다면 이런 전철을 밟지 말란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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