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두암 나들목~소태 나들목·5.67km) 중 지산 나들목 부근. 광주시 제공
“왜 이런 사항을 재직 중 사항과 연계해 부정한 사람인 양 뇌물죄로 족쇄를 채우는 것이요?”
지난 1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 광주시 공무원 ㄱ씨는 유서에서 “생사람을 잡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두암 나들목~소태 나들목·5.67km) 운영업체인 광주순환도로투자㈜와 민간투자 보증을 위한 재구조화 협약 업무를 맡았던 간부 공무원으로 2016년 12월 퇴직했다. 그는 최근 두차례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추가 소환을 앞두고 지난 12일 잠적했다가 일주일만에 변사체로 발견됐다.
20일 광주경찰청의 말을 종합하면, 경찰은 지난 해 상반기에 ㄱ씨 가족·지인 등 3~4개 계좌로 입금된 2천만원 가량의 자금 출처가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맥쿼리)가 의뢰한 컨설팅사였다는 점에 의문을 가졌다. 광주순환도로투자㈜는 맥쿼리가 설립한 운용업체다. 시는 2028년까지 실제 운영수입이 추정 통행 수입금의 85%에 미치지 못하면 재정지원금으로 메꿔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방식을 투자비보전(MCC) 방식으로 변경했다. 시 쪽은 “2028년까지 3699억원이 지급돼야 하는데 2016년 말 끝난 재협상으로 2685억원만 지원하면 돼 1014억원을 아낀 셈”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ㄱ씨 가족·지인 등의 계좌로 입금된 돈이 ㄱ씨가 맡았던 일과 관련성이 있는 지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ㄱ씨는 유서에서 “광주시 재정절감을 위해 사심없이 노력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ㄱ씨는 유서에서 ‘입금된 돈 출처’와 관련해 퇴직한 뒤 맥쿼리 재협상을 맡았던 컨설팅사 등에 ‘인천제3연륙교 민자투자사업’과 관련해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입금된 돈의 성격이 맥쿼리와 광주시의 재협상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인 셈이다.
경찰은 ㄱ씨에 대해 일단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맥쿼리와 시의 재협상 과정에서 위법과 특혜가 있었는지와 또 다른 뒷돈이 오갔는 지를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맥쿼리사 중개인으로 업무를 위탁받았다고 전해진 ㄴ씨를 조만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ㄴ씨는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 외곽 조직에서 선거를 도운 인사로 알려지고 있다. ㄱ씨는 유서에서 “당신들(경찰)도 말했잖소. 맥쿼리 대표가 2015년 12월 000씨를 대동하고 ㄴ씨를 만나 광주2순환도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고 자기들끼리는 다 소통했다고요”라고 적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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