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에서 서울역을 오가는 8800번 버스에 미세먼지 마스크가 비치돼 있다. 연합뉴스
26일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경기도, 서울·인천시가 마스크 무료 배포, 공공기관 주차장 문닫기, 관용차 운행 중단, 도로 물청소 등 미세먼지 피해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았다. 하지만 차량 2부제 시행에 따른 혼란은 여전했고, 저감대책은 시민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도는 이날 도내 16개 간선급행버스 185대에 1만8000개의 1회용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했다. 차량 1대에 100장씩 놓았는데, 경기도가 비상저감조치를 대비해 긴급 확보한 물량이었다. 경기도 내 전체 시내·시외버스 1만2500대 가운데 1.5%의 버스에만 미세먼지 마스크가 비치돼, ‘미세먼지 마스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기도 관계자는 “국내 미세먼지 마스크 제조업체가 대부분 소규모 업체라서 마스크 물량 조기 납품이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다음달 중 추가로 375만장의 미세먼지 마스크를 확보해 비상저감조치 발령 때 도내 시외·시내버스에 둘 방침이다.
이날 오전 수도권에서는 마스크 차림으로 출근, 등교하는 사람이 늘었다. 이날 서울 성동구 한 초등학교 3학년 1개 반 24명 중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 온 학생이 14명이다. 이 학교는 이날 모든 실외수업을 취소했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시내 공공기관 주차장 456곳을 전면 폐쇄하고, 관용차 3만3000대 운행을 중단했다. 이런 제도는 수도권에서 서울시만 도입한 것이다. 서울시는 이와 별도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땐 서울시내 공해 차량들의 운행을 제한하는 ‘규제책’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27일 시의회에서 ‘서울형 공해차량 운행제한 시행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운행 대상과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인천시도 이날 도로청소차 76대를 동원해 도심과 주요 도로에서 물청소 작업을 했다. 이와 함께 기업이 보유한 살수차량 74대도 투입해 먼지를 없앴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천시민 이아무개(43)씨는 “하루 이틀의 도로 물청소와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 등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차량 2부제도 시행돼, 인천시는 이날 시청 정문에서 차량 끝 번호가 홀수인 차량의 출입을 통제했다. 하지만 낮 시간대가 되자 주차장 곳곳에서 차량 끝 번호가 홀수인 차량이 여럿 눈에 띄었다. 인천시 관계자는 “차량 2부제 등 미세먼지 저감대책이 성공하려면 시민과 민간의 도움이 절실하다. 동참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 경기도, 서울시, 인천시는 전날 오후 5시15분을 기해 미세먼지 농도가 서울 103㎍/㎥, 인천 96㎍/㎥, 경기 110㎍/㎥로 나타남에 따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을 발령했다.
이정하 홍용덕 박경만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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