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단정에 탄 동해해경 소속 구조대원들이 31일 밤 여객선 엘도라도호에 접근하고 있다. 동해해경 제공
울릉도~독도를 오가는 쾌속 여객선의 기관실이 침수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으나 해경과 여객선 쪽이 적절하게 대응해 사상자 없이 무사히 구조됐다.
31일 저녁 7시35분께 울릉도 남동쪽 22㎞ 해상에서 여객선 엘도라도호(668t급)의 우현 기관실에 바닷물이 유입됐다. 여객선 쪽은 바닷물이 60㎝ 높이까지 차오르자 배수펌프를 가동하고 경북운항관리센터에 침수 사실을 알렸다. 사고 당시 이 배에는 승객 396명과 선원 7명 등 413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동해해경은 침수 신고를 전달받자 여객선과 교신해 선내 방송을 해 승객에게 안내하고 구명조끼를 착용하도록 하는 한편 인근 해상에서 경비근무를 하던 1512함(1500t급)과 5001함(5000t급) 등 경비함 두척을 급파했다. 또 배수펌프를 실은 고속단정을 여객선에 보내 배수를 돕고 승객 안전 구호조처를 했다.
동해해경 대원이 31일 밤 여객선 엘도라도호의 우현 기관실에서 차오른 바닷물을 배수하고 있다. 동해해경 제공
여객선은 다행히 더 침수되지 않고 엔진과 발전기가 정상 작동한 데다 파도와 풍속도 잔잔해 해경 경비함의 호위 속에 이날 밤 11시37분 울릉도 저동항에 도착해 계류를 마쳤다. 해경 관계자는 “승객들은 안전하게 하선했다. 이들은 갑작스런 사고에 놀라 지친 기색은 역력했지만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해경은 여객선 선장 등 선원과 해운사를 상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여객선의 선박검사증서는 2019년 5월까지다.
31일 밤 11시께 울릉도 인근 해상에서 경비함(왼쪽)이 여객선 엘도라도호(오른쪽)를 저동항으로 안내하고 있다. 동해해경 제공
엘도라도호는 1999년 호주에서 건조한 쾌속선으로 길이 47.33m, 전폭 13.0m이다. 평균 34노트로 울릉도~독도를 1시간40분에 운항하며, 31일도 오후 4시에 울릉도를 떠나 오후 5시55분에 독도에 도착한 뒤 오후 6시25분 울릉도로 출항했다가 사고가 났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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