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 달성군 현풍면 버스 승강장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안타까워하는 내용의 시가 붙었다.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대구 달성군 버스 승강장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안타까워하는 내용의 시가 나붙어 논란이 됐다.
지난 29일부터 온라인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대구 버스 승강장에 <비슬산 흰 진달래>라는 제목의 시가 붙어있는 사진이 떠돌았다. 이 시는 “흰 속살 살포시 드러내/ 대를 이어 피었네”로 시작한다.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를 이어 대통령을 한 것을 꽃이 핀 것에 비유한 것으로 읽힌다.
세 번째 구절에는 “붉은 무리속 피멍 든 순결/ 꽃의 허물 덮어쓴 아득한 탄핵”이라고 돼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했던 사람들을 ‘붉은 무리’에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꽃의 허물 덮어쓴”이라고 표현해 글쓴이의 억울해하는 심정을 엿볼 수 있다. 시의 제목에 나오는 비슬산은 달성군에 있는 해발 1084m 높이의 산 이름이다.
이 시는 지난해 4월부터 달성군 현풍면 학산아파트 앞 버스 승강장에 붙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달성군은 박 전 대통령이 1998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을 시작으로 네 번이나 국회의원을 한 지역이다. 논란이 커지자 이 시는 지난 30일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버스 승강장은 달성군에서 만들었는데 시를 받으면서 내용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던 것 같다. 30일 시는 철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달성군 교통과 관계자는 “한국문인협회 달성지부 요청으로 시를 걸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문인협회 달성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축제를 하며 버스 승강장 광고판이 텅 비어 있어 시를 걸면 어떻겠냐고 달성군에 제안해 21편의 시를 건네줬다. 1년 전에 쓴 시다 보니 지금 상황과는 좀 맞지 않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 지난주 금요일 철거해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