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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전통시장의 미래

등록 2018-04-25 15:39수정 2018-04-25 20:34

이야기 담담
이민석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

도시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형성됐다. 사람들의 물물교환을 위한 장이 바로 시장이었다. 전남의 전통시장은 1905년을 시작으로 117개까지 늘었다. 시장의 역사가 100년이 넘은 곳도 상당하다. 과거 전통시장은 도시의 중심부에 위치해 지방도시의 중요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요즘 전통시장은 점차 쇠락해가고 있다. 도시에서의 접근성이 낮고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이 도시발전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중소도시의 전통시장은 밤이면 깜깜해진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시활성화 방안으로 전통시장 활용하려는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다. 광주전남 곳곳에선 도시재생 일환으로 전통시장을 관광형시장으로 탈바꿈시키거나 시장 축제를 기획한다. 관광객들이 전통시장을 찾아 보고 즐기고 느끼고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각 자치단체마다 전통시장 활성화 계획을 세워 정부의 예산을 따려고 고군분투한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무조건 잘못이라고 지적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역근린형의 작은 시장을 살리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또 하나의 대형 마트처럼 현대화하는데만 골몰해 관광형 또는 광역형으로 시장을 바꾸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 투입한 예산 만큼의 효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통시장은 관광객들의 시선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들이 손쉽게 전통시장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전통시장의 물리적 환경개선보다는 지역별로 차별화된 정책과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인구가 줄고 1인가구가 증가하는 도시에선 청년과 전통시장을 묶어서 아이디어를 짜낼 수도 있다. 광주에서 도시재생 차원에서 재탄생한 송정시장도 상가 2층은 마치 드라마 세트장처럼 아무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주변엔 공폐가도 적지 않다. 청년들을 전통시장에서 전략적으로 장사하는데만 초점을 맞춰 전통시장을 찾는 유동인구를 늘리는데만 초점을 맞춘 셈이다. 송정시장 인근의 공폐가를 살리는 방안을 찾고 주변에 청년 임대주택을 짓는 등의 정책도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에 포함돼야 한다.

전통시장의 지속적인 활성화를 위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시장 안 주거 공급이다. 시장 상인들이 시장 안이나 인근에 있는 주거에서 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중소도시의 전통시장은 상업기능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심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복합적인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장과 주거지, 상인과 지역주민, 지역주민과 외부인등이 함께 어우러지도록 해야 전통시장이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현행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2016년)으론 이러한 실험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소도시의 전통시장은 대도시의 중심상업지역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원방법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그래서 전통시장 주변 입지 특성을 피고 시장 안 공간의 특징을 고려해 디자인할 수 있도록 ‘중소도시 전통시장활성화법’(가칭)을 제정해야 한다.

전통시장은 단순하게 지역축제의 기획 대상지가 되서는 안된다. 또 전통시장에 문화나 예술을 입혀도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지속적이지 못하다. 중소도시에선 전통시장의 주거환경 등을 개선하면 전통시장이 과거처럼 중심상업지가 될 수 있다. 전통시장의 활성화는 지역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전통시장과 주거지, 상인과 지역주민, 지역주민과 외부인 등이 함께 어우러져 사회적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이 보여주기식으로 흘러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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