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30일 광주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여는 이상호 작가. 최성욱 사진가
민중화가 이상호(58) 작가가 석탄일을 기념해 부처의 일대기인 <팔상도>를 선보인다. 다음 달 2~30일 광주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 이상호 작가 초대전에서다. ‘연필로 그린 부처님 이야기’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작가의 초대전에 전시된 작품들은 “세밀함을 넘어 생동감이 넘치는 부처의 일대기”를 보여준다.
이 작가는 조선시대 월인석보 목판본의 ‘팔상도’(八相圖)를 4비연필로 세밀하게 모사했다. 팔상도는 부처가 모태에 입태 되는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 탄생을 뜻하는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 네 대문을 살펴보는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출가하는 것을 뜻하는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깊은 산속에서 고행하는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마구니를 물리치고 대도를 성취하는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 다섯 제자를 시작으로 많은 중생을 교화시키는 ‘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 세상을 여윈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 등 8개 작품으로 구성된다. 이 작가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 누구나 보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작가가 조선시대 월인석보 목판본의 ‘팔상도’(八相圖)를 4비연필을 활용해 모사했다. 모태에 입태 되는 ‘도솔래의상’((兜率來儀相)과 탄생을 뜻하는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 무각사 로터스갤러리 제공
고려불화를 차용해 독특한 화법을 일궈온 이 작가의 불교 관련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그는 1992년 ‘고려불화전’을 통해 불화형식 차용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옥도>, <아이들을 안은 관세음보살> 등의 작품은 새로운 고려불화 차용을 통해 새로운 동양화 화법으로 민중들의 삶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옥도>는 사후 49일동안 심판받는 과정에서 제5염라대왕 앞에 서서 저지른 죄업을 ‘업경대’라는 거울에 비춘 뒤 벌을 받는 20세기 전쟁광들을 그린 그림이다.
한편, 이 작가는 1987년 조선대 미술대 4학년 재학 당시 후배들과 함께 걸개그림 <백두의 산자락 아래 밝아오는 통일의 새날이여>를 제작해 미술인 최초로 구속 수감되기도 했다.(062)383-0070.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지옥도>는 사후 49일동안 심판받는 과정에서 제5염라대왕 앞에 서서 저지른 죄업을 ‘업경대’라는 거울에 비춘 뒤 벌을 받는 20세기 전쟁광들을 그린 그림이다.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