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 상임대표 중도유적지가 부동산 투기세력으로 인해 불법적으로 훼손되고 있다. 춘천레고랜드가 들어설 예정인 중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사유적지로 세계에서도 유물·유적이 밀집한 특수한 곳이다. 중도는 1977년에 반월형 석도 등 선사시대 유물들이 발견된 이후 1981년 국립중앙박물관을 포함한 5개 기관이 대대적인 발굴을 해 선사유적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중도는 ‘강원도 고고학의 요람’이라 불렸다. 매장문화재 관련 법은 ‘매장문화재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지역은 원형이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보호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 개발사업을 계획·시행하고자 하는 자는 매장문화재가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해야 한다’고 돼 있다. 매장문화재법의 보호를 받는 중도에 유적지 훼손이 예상되는 개발사업을 하는 것 자체가 불법인 것이다. 중도에 레고랜드를 유치한 것은 이명박 정부였다. 4대강 사업 시기인 2009~2011년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중도에서 대대적인 발굴을 했고, 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에 걸쳐 조성된 거대한 유적지 존재를 확인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런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지 않은채 발굴 2개월만인 2011년 1월 유적지를 매립해 감췄다. 그리고 홍수 피해가 없던 중도에 홍수를 방지한다며 높이 3m에 폭이 14m나 되는 제방을 3347m나 쌓았다. 중도유적지가 매립되던 날 레고랜드 사업제안서가 강원도에 제출됐다. 2018년 4월말까지 하중도에서만 3000여기의 유구와 9000여점의 유물이 출토됐고 석기시대 적석무덤을 포함한 160여기의 무덤이 발굴됐다. 상·하중도와 북춘천이 하나였음을 고려하면 수천 년도 더 이전에 최소 수만 명 이상의 인류가 춘천에 살았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는 국사뿐 아니라 세계사에 다시 쓸 대발견이다. 정상적이라면 레고랜드는 시작도 할 수 없고, 공사 중 유적지가 추가로 확인된 후에라도 중단됐어야 한다. 그러나 주무관청인 문화재청은 “개발이 예정되어 있다”며 귀중한 중도유적지가 훼손되는 발굴을 계속해서 허가했다. 이 탓에 중도유적지의 적석무덤 160여기는 모두 해체됐고, 52기는 공사장 마대자루에 담겨 하중도 구석에 야적됐다. 조상님들의 무덤 묘석들은 들판에 돌멩이로 버려졌다. 대한민국은 돈을 위해 조상의 무덤을 파헤치는 패륜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레고랜드는 대한민국의 국혼을 훼손했으며, 인류의 문화유산을 파괴한 범죄와 다름없다. 강원도와 엘엘개발은 지금 이 순간에도 중도유적지를 이용한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다. 수조 원 이상의 돈들이 춘천으로 몰렸고, 개발 이익을 탐하는 강원도는 불법도 서슴지 않고 레고랜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 당장 레고랜드 사업을 전면 중단시키고 중도유적지를 보존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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