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더불어민주당 강원지사 후보. 최문순 후보 선거캠프 제공
3선 도전에 나선 최문순 더불어민주당 강원지사 후보는 <한겨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내가 평창올림픽 성공과 남북교류로 강원도 발전 상승세를 이어가 강원시대를 열 적임자”라고 서슴없이 밝혔다.
지난 21일 최문순 후보는 출마선언을 하기 전에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도정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잘못한 점도 많다. 75~79점쯤 될 것 같다”고 했다. 최문순 후보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보수 텃밭’으로 평가받는 강원도에서 재선 도지사까지 올랐다. 스스로 자신을 ‘불량 감자’라고 부르는 최 후보는 도청에서도 “자신을 낮추고 친밀감을 끌어내는데 선수”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유독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지난 2번 임기 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남북교류협력사업이 남북철도연결로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강원도는 분단 상황에서 변방 취급을 받고 각종 규제 때문에 소외됐다. 하지만 평창올림픽 성공개최와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소외와 낙후의 시대’를 벗어나게 됐다”고 자신했다.
이에 맞춰 최 후보는 ‘동해북부선 강릉~제진간 철도 건설’을 으뜸 공약으로 정했다.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동해북부선을 조기에 연결해 동해안권이 북방경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또 “동해북부선이 연결되면 강원도는 북방으로, 대륙으로 가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다. 강원도의 정치와 경제, 문화 등 강원도의 운명이 바뀐다”고 전망했다. 그는 출마 선언도 지난 23일 강릉역에서 했다. 최 후보는 “강릉역은 머지않아 원산과 함흥을 지나 블라디보스토크, 모스크바를 건너 파리에 도착하는 유라시아 철도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 후보의 주요 공약은 △동해북부선 철도 건설 △금강산관광 재개 △강원평화특별자치도 추진 △철원 평화산업단지 조성 △2021남북겨울아시안게임 유치 등 대부분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강원도 발전전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맞수인 자유한국당 정창수 후보에 대해서는 “자유한국당에서도 좋은 후보가 나왔지만 당이 남북관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강원지사 자리를 넘겨주면 이런 일이 잘 진행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한때 그의 업적으로 평가받던 사업들이 3선으로 향하는 그의 발목을 잡는 것도 사실이다.
7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는 춘천 레고랜드 사업이 대표적이다. 시민단체까지 가세해 사업 포기를 촉구하고 있다. 8000억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도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13년 그가 유치한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도 지지부진하다. 최 후보는 이런 논란에 “해결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조금 늦어지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레고랜드는 해외투자사인 멀린이 3150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 경제자유구역도 선거가 끝나면 사업자 지정 발표가 예정돼 있는 등 가속도가 붙을 것이고, 알펜시아 매각 논의도 물밑에서 진행 중”이라고 했다.
최 후보는 1984년 문화방송(MBC)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문화방송 노조위원장, 전국언론노조 초대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05년 문화방송 사장으로 변신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시청률·신뢰도 1위 등의 성과를 냈다. 이후 2008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제18대 국회에 입성했다.
2011년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낙마로 치러진 강원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해 선거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같은 문화방송 사장 출신인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뒤 재선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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