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교육감 후보들이 진보·보수 구분 없이 고교 무상교육 도입을 공약하면서 ‘고교 무상교육시대’를 예고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정, 송주명, 임해규, 배종수 후보.
경기도에 ‘고교 무상교육시대’가 열릴까? 경기도교육감 선거 후보들이 진보·보수 구분 없이 무상급식 등 고교 무상교육 도입을 약속하면서 고교 무상교육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초·중학교 무상급식 확대가 뜨거웠던 지난 지방선거와 달리 이번 선거에서는 고교 무상교육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경기도교육감을 지낸 이재정 후보는 “1단계로 입학금, 교복비, 급식비, 교과서비, 체험학습비를, 2단계로 학교운영비, 수업료, 체육복 구입비를 지원하는 등 단계적으로 고교 무상교육 확대”를 약속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의 모임인 경기교육혁신연대에서 민주 진보 단일후보로 선출된 송주명 후보는 “무상급식과 중·고교 무상교복을 도입하는 한편, 입학금과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와 고교 교과서의 무상지원을 임기 내 전면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수 성향의 임해규 후보도 고교 완전무상교육을 공약했다. 그는 “아침을 먹지 못하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빵과 우유 등 친환경 국내산 간편식을 제공하는 등 급식과 교복, 수업료, 교과서, 셔틀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고교 무상교육시대가 열리면 학부모 1명당 연간 최소 218만원대의 재정 부담이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등학교 학생 1명의 학교 급식(점심)비는 1식당 4300원~4500원이다. 한 해에 9.5개월인 185일 급식 시 연간 급식비는 학생 1명당 81만4000원이 든다.
수업료의 경우, 도시 1급지(수원)를 기준으로 학생 1명당 다달이 11만4300원씩 분기별로 1년에 4번을 납부하는데 연간 학생 1명당 총액은 137만1600원이다. 고교 입학금도 도시 1급지를 기준으로 학생 1명당 1만6100원이다.
따라서 고교 무상교육이 실시되면 학부모들은 최소 연간 218만여원의 부담을 덜게 된다.
문제는 재원이다. 경기도 내 전체 고교 학생 수 39만2452명을 기준으로 고교 무상급식에만 3194억원이 필요하다. 또 수업료를 전액 무상으로 할 경우 5382억여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여기에 연간 21억원의 고교 입학금 외에도 무상교복과 학교운영지원비 등의 비용까지 추가하면 고교 무상교육에 따른 추가 비용은 1조원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민행복 10대 공약’으로 발표됐다가 공식 폐기된 것도 이러한 막대한 재원 부족 때문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 고교 무상교육은 재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후보들은 고교 무상교육 도입에 앞서 재원 마련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이재정 후보는 “경기도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경기무상교육추진위원회’를 설치하고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무상교육추진단 설치를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와 중앙 정부의 협력 아래 재원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송주명 후보는 “고교 무상교육은 학년별로 확대해 나가되 중앙 정부와 지방정부와 협의를 거쳐 예산을 확보해 사업별, 연차별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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