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사 재선이 확실시되는 민주당 송하진 후보가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선거사무소에서 부인 오경진씨와 함께 개표방송을 보면서 기뻐하고 있다. 송하진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호남지역에선 촛불 대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힘을 실어주자는 여론이 확산하며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2년 전 총선의 패배를 딛고 낙승했다.
호남지역 유권자들은 14일 새벽 1시까지 이뤄진 개표를 기준으로 민주당 후보들에게 70.3~84.8%의 높은 지지를 보냈다.
호남은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의 텃밭으로 인식됐지만 대선과 달리 지방선거에서는 몰표 현상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의 지지율은 이전 두 차례의 지방선거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올라갔다. 지난 2014년 6대 지방선거의 새정치민주연합 당선자 득표율은 윤장현 광주시장 57.8%, 송하진 전북지사 69.2%, 이낙연 전남지사 77.9% 등이었다. 앞서 2010년 5대 지방선거의 민주당 당선자 득표율은 강운태 광주시장 56.7%, 김완주 전북지사 68.6%, 박준영 전남지사 68.3% 등으로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유권자의 진보적 투표성향과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적인 국정 수행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지지율이 2010년의 60%대, 2014년 70%대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록 민주당 전남지사 후보는 이날 새벽 1시까지 진행된 개표에서 76.4%의 지지를 얻어 당선이 확실하다. 그는 당선 소감을 통해 “호남이 탄생시킨 문재인 정부와 함께 전남의 낙후와 소외를 털고 새롭게 발전하는 힘 있는 지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2년 만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전남 완도 출신인 그는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행정관료 출신으로 18대·19대 의원을 지내며 쌀 목표가격을 18만8000원으로 올리고, 고정직불금을 ㏊당 100만원으로 인상하는 데 앞장섰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바람에 휩쓸려 낙선의 고배를 들었다. 이후 민주당에서 촛불 대선의 승리를 도왔고, 문재인 정부의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맡기도 했다.
이용섭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도 같은 시각 개표에서 84.8%의 득표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해 다른 후보들을 따돌렸다. 그는 “시민의 삶이 행복하고, 당당한 광주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는 ‘행정의 달인’으로 꼽힌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관세청장, 국세청장, 대통령 혁신관리수석비서관,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18대 총선에서 당선한 뒤 2010년 광주시장에 도전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다. 2012년 4·11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그는 2014년 6월 지방선거 때 광주시장 선거에 재도전하면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민주당을 탈당했다. 20대 총선에서 낙선했던 그는 지난해 대선 때 민주당에 입당해 문재인 후보를 도왔고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을 지냈다.
송하진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도 같은 시각 개표 기준으로 70.3%를 얻어 무난하게 당선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도민의 뜨거운 지지는 전북의 대도약을 이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태껏 삼락 농정, 토탈관광, 탄소산업 등 전부만의 발전전략
을 실천해왔다. 새만금 세계잼버리 유치와 새만금 특별법 개정으로 전북 발전의 문을 활짝 열었고, 문재인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전북 발전의 기회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안관옥 정대하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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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