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600여명이 19일 강진 여고생 실종자를 찾기 위해 휴대전화 전원이 끊긴 지점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전남 강진에서 10대 여학생이 나흘째 돌아오지 않자 경찰이 행적을 찾고 있다.
강진경찰서는 19일 “실종 신고가 들어온 ㄱ양(16·고1)의 행방을 찾기 위해 휴대전화가 마지막에 꺼진 강진군 도암면 야산 일대를 경찰 600명과 헬기·드론을 동원해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ㄱ양은 지난 16일 오후 1시58분께 집에서 나간 뒤 가족과의 연락이 끊겼다. ㄱ양은 이날 오후 4시24분 휴대전화가 꺼지기 전에 ‘아빠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시켜 준다고 해서 만나 해남 방면으로 이동한다’는 문자를 친구에게 보내고 사라졌다. 가족들은 17일 새벽 1시께 ㄱ양이 실종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ㄱ양이 만나러 나간 아빠 친구 김아무개(51·식당업)씨는 이튿날인 17일 아침 6시17분 강진의 한 철도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유서나 메모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김씨가 실종 당일 ㄱ양의 어머니가 집에 찾아오자 만나지 않고 달아난 사실을 이 집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ㄱ양 어머니가 집에 찾아오자 용의자 김씨가 뒷문으로 몰래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또 김씨가 실종 당일 오후 집으로 돌아와 승용차를 세차한 사실도 폐회로텔레비전으로 알아냈다.
경찰은 ㄱ양의 휴대전화가 마지막으로 끊긴 장소가 김씨의 고향이고, 실종 당일 김씨 승용차가 두 시간 넘게 이 부근에 머물렀다는 점을 수상하게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 휴대전화의 통화 내용을 조사했으나 ㄱ양과 통화나 문자를 주고받은 적이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김씨의 전화를 보내 통화기록을 복구하고, 사망 전 행적을 탐문하기로 했다. 김씨의 주검도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로 했다.
김재순 강진경찰서 수사과장은 “ㄱ양이 숨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ㄱ양과 김씨가 어떻게 연락해 만났는지, 만난 이후 어디로 이동했는지 등은 아직 알지 못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색과 수사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경찰이 19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일대에서 여고생 실종자를 찾기 위해 대규모 수색을 펼치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