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1일 용의자 김씨의 실종 당일 저녁 동선을 따라 강진군 군동면 금사저수지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강진 여고생 실종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사건 당일 밤 집에서 4㎞ 떨어진 저수지나 바닷가 부근에 갔던 정황이 확인됐다.
전남 강진경찰서는 21일 “지난 16일 실종한 ㄱ(16·고1)양의 아버지 친구인 김아무개(51·식당 운영)씨가 실종 당일 밤 집에서 가까운 저수지나 바닷가 부근에 갔다는 정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차량이 지난 16일 오후 9시20분 강진군 군동면 집에서 나가 13분 뒤인 오후 9시33분 돌아온 사실을 폐회로텔레비전(CCTV)으로 확인했다. 김씨는 출발 전 가족에게 “당구장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차를 몰고 떠났다.
경찰은 이어 ”김씨가 들고 나간 휴대전화 신호가 4㎞쯤 떨어진 군동면 금사리 부근 기지국에 잡혔다. 기지국 위치와 이동시간 등을 고려해 금사저수지, 탐진강 하류, 강진만 입구에 접근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1개 중대 80여명을 투입해 금사리 일대를 면밀하게 수색하고 있다.
용의자 김씨의 차량은 지난 16일 오후 1시50분 군동면 집에서 나가 10분 뒤 실종자 ㄱ양의 집에서 600여m 떨어진 방범 폐회로텔레비전에 찍혔다. 김씨의 차량은 이어 이날 오후 2시15분 자신의 고향인 도암면 지석리에 들어갔다가 오후 4시54분 마을을 나왔다. 김씨는 이후 오후 5시35분 군동면 집에 도착한 뒤 옷가지를 태우고, 차량 외부를 세차했다. 김씨는 또 이날 밤 11시쯤 ㄱ양의 어머니가 초인종을 누르자 집 뒷문으로 황급하게 빠져나갔다. 이어 이튿날 오전 6시17분쯤 1㎞쯤 떨어진 철도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ㄱ양의 휴대전화가 꺼진 장소와 김씨 차량의 이동경로 등을 중심으로 수색을 펼치고 있다. 실종 엿새째인 이날 경찰 800여명, 헬기와 드론, 수색견 7마리, 소방잠수부 등이 참가했다. 김재순 강진경찰서 수사과장은 “실종 당일 용의자 김씨가 13분 동안 외출한 장소를 아직 정확하게 특정하지 못했다. 김씨의 차량을 수색했지만 혈흔 등 단서가 나오지 않아 머리카락 등 50여점의 감식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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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1일 800여명을 동원해 실종자의 휴대전화가 꺼진 장소 등을 대대적으로 수색하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