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배가 한국 근대화를 앞당겼다는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을 학술적으로 비판해 온 미즈노 나오키 교토대 명예교수(67·사진)가 27일 전남대에서 후광상을 받는다.
전남대는 이날 오후 4시 총장 접견실에서 제11회 후광학술상 시상식을 연다. 미즈노 교수는 시상식에 참석해 정병석 전남대 총장과 이야기를 나눈다. 이어 오후 5시 전남대 인문대 이을호 강의실에서 ‘인권의 역사학’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다.
미즈노 교수는 일본의 대표적인 한국 근현대사 전문 연구자로 꼽힌다. 전남대는 “그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려는 일본 학계의 흐름에 맞서 식민지 근대화론을 비판해 온 학자”라고 밝혔다.
미즈노 교수는 학술적 엄밀성을 갖춘 사학자다. 그는 2016년 재일교포 2세인 문경수 리쓰메이칸대 교수가 함께 <재일조선인:역사, 그 너머의 역사>(삼천리 냄)라는 책을 내 일본 안의 ‘타자’로 살아가는 재일 조선인의 삶과 역사를 학술적으로 꼼꼼하게 분석했다. 이 책은 “메이지 시대 이래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일정 기간 거주하게 된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총체적이면서도 간결하게 서술한 저서”로 평가받았다.
1949년 9월 일본의 무장 경찰대가 재일본조선인연맹(조련) 중앙총본부를 에워싸고 있다. 해방 뒤 미국 점령군과 일본 당국은 재일조선인들의 정치적 움직임을 극도로 경계했으며, 결국 1949년 9월 조련을 해체시켰다. <한겨레> 자료 사진
그는 또 일본에서 ‘조선학교를 지원하는 모임’을 결성해 활동하는 현실 문제의 실천에도 앞장섰던 지식인이다. 미즈노 교수는 일본 지식인 224명과 함께 2015년 6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와 관련해 사죄와 반성을 명확히 표명하고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서라는 성명을 냈다.
후광학술상은 전남대가 민주·인권·평화의 실현을 위해 공헌한 세계 각지의 탁월한 연구자나 연구단체에게 수여해 후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해나가자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후광학술상 선정위원회(위원장 임성모 연세대 교수)는 지난 8일 전남대 개교기념일 기념식에서 미즈노 교수를 11번째 후광학술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광주/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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