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지난해 원주~강릉 구간에서 자체 개발한 전차선로시스템과 통합무선망 시험 운행을 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6월28일 철도의날을 앞두고 한반도철도 재개통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철도 핵심기술의 국산화율이 8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술들이 상용화되면 철도 안전성과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사장 김상균)은 27일 ‘5대 미래 철도기술 개발 현황’ 자료를 내고 전차선로시스템, 철도통합무선망, 레일체결장치, 선로배분시스템,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 등의 국산화가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철도시설공단이 5대 기술 국산화에 나선 것은 기술을 개발해 철도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은 원천 기술을 가진 외국업체에 막대한 사용료를 지급하면서도 우리 실정에 맞게 설계를 변경하기 어려워 열차 운행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지 못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자체 개발한 전차선로시스템을 원주~강릉 구간에 설치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최고 시속 400㎞로 운행하는 열차에 2만5천 볼트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철도시설공단의 자료를 보면, 전차선로시스템은 고속열차의 속도에 맞춰 2만5천 볼트(V)의 전기를 공급하는 기술이다. 시속 200~400㎞까지 대역별 기술을 확보하고, 원주~강릉선(시속 250㎞) 가운데 터널 등을 제외한 전 구간에서 실용화했다. 통합무선망은 해외에서 도입한 주파수공용통신시스템(TRS) 등 3개 통신망을 전송 속도가 250배 빠른 4G 통신(LTE) 무선망으로 단일화했다. 이 무선망은 열차와 지상, 지상과 지상, 열차와 열차 간에 대용량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는 철도에 특화된 통신 체계다.
레일을 침목에 고정하는 레일체결장치가 국산화되면서 원주~강릉, 원주~제천선에 설치돼 224억원의 외화 절감 효과를 거뒀다. 선로배분시스템도 수동 체계에서 자동화해 철도 수송 효율성을 높이고 차단작업 시간을 확보해 작업 안전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시스템은 같은 선로를 이용하는 열차들의 안전 운행을 위해 열차 운행 횟수, 운행 순서, 운행 시간 등을 조정해 선로를 배분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지난해 원주~강릉 구간에서 4G통신(LTE) 기반의 철도통합무선망을 설치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또 4G 통신(LTE) 기반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은 지난해 기술을 개발해 안전성을 인증받았다. 이 시스템은 열차의 위치와 속도 등을 파악해 충·추돌을 방지하는 기능을 갖췄으며 열차제어정보를 무선 4G 통신망으로 실시간 전송하는 점이 장점이다. 철도시설공단은 오는 2021년까지 시범노선을 구축할 계획이다.
박민주 한국철도시설공단 기술본부장은 “개발한 철도핵심기술은 유럽표준기술(ETCS)과 호환되면서도 속도 등 성능은 크게 개선돼 국제적으로 한국이 철도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국제 경쟁력은 물론 철도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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