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화재로 40여명이 사상한 세종시 트리쉐이드 주상복합건물에서 28일 합동 감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 건물 외벽에 설치된 비계 파이프들이 휘어진 채 보존돼 있어 화재 당시 화염 세기를 보여주고 있다. 송인걸 기자
지난 26일 화재로 3명이 숨지고 44명이 중경상을 입은 세종 트리쉐이드 주상복합건물에서 28일 화재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이 시작됐다.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전지방노동청 관계자 등으로 꾸려진 합동 감식팀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세종시 새롬동 트리쉐이드 현장에서 화재 원인을 찾는 감식에 착수했다. 감식팀은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에 전등을 설치하고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이에 앞서 세종시소방본부는 원활한 감식을 위해 27일 지하층에 남아 있던 연기를 제거했다.
소방 관계자는 “브이(V)자 흔적 등 연소가 진행된 패턴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최초 발화점과 화재 원인을 찾고 있다. 최초 발화점이 나오면 인화물질이 오랫동안 타면서 불길이 번진 건지, 휘발성 유증기가 순식간에 폭발하면서 화재가 시작됐는지 등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공사가 공사 현장에 소방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작업을 했는지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0명의 사상자를 낸 세종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장의 화재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감식이 시작된 28일 오전 세종시 새롬동 화재현장에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이날 현장에는 희생자 유족들이 찾아와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오열하기도 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돌아가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고 다친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 감식에서 위법한 사실이 드러나면 엄정한 법적 조처가 이뤄지도록 하고 화재 원인을 밝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세종시 차원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하는 ‘시민안전보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사가 희생자의 장례와 부상자의 치료 및 보상 등을 원만하게 진행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불이 난 트리쉐이드 주상복합건물은 지하 2, 지상 24층, 연면적 7만1천㎡ 규모로 7개 건물이 지하로 연결돼 있는 구조다. 부원건설이 2016년 6월 착공해 오는 12월 준공 예정이었다. 대전지방노동청은 불이 난 26일 저녁 7시를 기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행정도시건설청은 조만간 이 건물의 골조 등의 안전성을 가리는 진단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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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장의 화재원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전지방노동청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단이 28일 오전 세종시 새롬동 화재현장에서 발화 원인을 찾고 있다. 아파트 지하층이 까맣게 타있다. 세종/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