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왼쪽) 광주시장과 김영록(오른쪽) 전남지사
이용섭(68) 광주시장과 김영록(63) 전남지사가 군 공항 이전과 한전공대 입지 등 양 시도의 이해가 걸린 현안을 원만하게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4일 “8월 초 민선 7기 1차 광주전남상생협의회를 열어 양 시도가 4년 동안 추진할 상생협력 과제들을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협의회는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떤 관계를 이어갈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양 시도는 민선 6기의 과제 30건 중 광주전남연구원 통합 등 8건을 완료했지만, 군 공항 이전과 한전공대 입지 등 22건은 아직 풀지 못했다.
민선 1기 허경만 지사와 송언종 시장은 도청 이전과 시도 통합을 두고 사사건건 마찰을 빚었다. 세간에 ‘허송세월’(?)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였다. 민선 3~4기 박광태 전 시장과 박준영 전 지사 때도 영산강 수질 등을 두고 관계가 매끄럽지 못해 ‘팍팍(박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두 사람은 행정관료 출신 정치인으로 함께 근무한 적이 비교적 서로를 잘 아는 편이다. 이 시장은 행시 17회, 김 지사는 행시 21회다. 지난 2006년 행정자치부에서 이 시장은 장관으로, 김 지사는 대변인으로 일한 바 있다.
현안인 군 공항 이전과 한전공대 입지는 난제 중의 난제로 꼽힌다. 특히 군 공항 이전은 민간공항 이전과 맞물려 있다. 이 시장이 광주 민간공항을 조건 없이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히면서 전남도가 여태껏 반대해왔던 군 공항 이전이 추진될지 눈길을 끈다.
광주 민간공항과 무안공항의 통합은 광주전남연구원의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군 공항 이전도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 있을 전망이다. 광주시는 오는 2022년까지 군 공항을 이전한다는 계획을 세워 국방부에 제출하고 타당성 평가를 마쳤다. 올해 안에 이전 후보지인 무안 영암 신안 해남 등 4곳 중에서 이전지역을 확정한 뒤 내년에 이전지역 지원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성사 여부는 전남도와 이전지역의 반응에 달려 있다.
광주 남구와 전남 나주 등이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전공대 입지 선정도 만만치 않다. 한전이 오는 11월 한전공대 입지 선정을 위한 용역 결과를 내놓으면 수면 아래 있던 갈등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양 시도는 이 문제가 향후 상생협력의 분위기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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