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한 사립고교에서 학교운영위원장이 자신의 고3 아들을 위해 행정실장과 짜고 기말고사 문제를 빼내 시험을 치르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광주시교육청은 12일 서구 한 사립고교 3학년 기말고사에서 5개 과목 문제가 유출됐다는 보고가 들어와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지난 6~10일 고3의 경우 내년 대학입시 수시전형에 자료가 마지막으로 들어가는 기말고사를 치렀다. ㅇ군이 10일 시험을 치르기 전에 같은 반 학생들에게 암시를 준 문제가 실제로 출제되자, 학생들이 지난 11일 학교 쪽에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학교 자체조사 결과, 행정실장 ㄱ씨가 이 학교운영위원장이자 의사 신분인 ㅇ군의 어머니로부터 청탁을 받고 기말고사 문제 일부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유출된 과목은 ㅇ군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국어·고전·미적분·기하와벡터·생명과학Ⅱ 등 5과목으로 파악됐다. ㅇ군은 여태껏 내신 2.5등급 이상의 상위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학교는 해당 학생과 학부모를 면담해 경위를 조사하고 유출 사실을 시교육청에 보고했다. 시교육청은 유출이 행정실장의 소행으로 밝혀지자 학사관리 전반을 점검하는 특별감사에 나섰다. 시교육청은 시험문제 출제와 평가·보안관리 지침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행정실장 ㄱ씨는 “학교운영 관계로 친분이 있던 위원장의 청탁을 받고 문제의 요점을 정리해 전달했다. 이번이 처음이고 금전 거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학교 쪽은 “시험문제 유출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모든 과목의 기말고사를 다시 보기로 했다. 유출 관련 내용을 모두 경찰에 알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행정실장 ㄱ씨와 ㅇ군의 어머니, 학생인 아들 ㅇ군 등도 형사 처벌과 징계 처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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