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6시34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한 상가 앞 도로에 주차된 BMW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에 의해 1시간30분 만에 꺼졌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베엠베(BMW) 승용차의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는 주행 중이 아닌 주차 직후에 불이 나 경찰과 소방당국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엔진의 결함 가능성을 확인했고, 곧 시정(리콜) 조처를 할 계획이다.
20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의 설명을 들어보면, 19일 오후 6시34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한 상가 앞 도로에 주차된 베엠베 520디(d) 승용차에서 불이 났다. 이 불은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1시간30분 만에 꺼졌다. 이 화재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해당 차량이 전소되고, 인근의 차량과 상가 건물 외벽이 불에 그슬렸다.
불은 베엠베 승용차가 주차된 지 2∼3분 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차량 소유자는 “주차 뒤 차 밖으로 나왔다가 운전석에 있는 휴대전화를 꺼내려고 차 문을 열고 내부의 연기를 발견했다”고 소방당국에 진술했다. 조사에 착수한 소방당국은 불이 운전석에서 시작돼 엔진룸과 조수석 방향으로 번진 흔적을 파악하고, 발화 지점을 운전석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내부가 많이 타 아직 정확한 원인은 확인하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최근 달리던 베엠베 520디 승용차에서 잇따라 발생한 화재와 유사한 사례인지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같은 날 오후 1시40분께에도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북부간선도로를 달리던 베엠베 승용차에서 불이 났다. 불은 엔진 등을 태워 5775만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화재 차량 운전자는 “주행 중 갑자기 속도가 줄고 계기판에 경고등이 떠 차를 갓길에 세운 뒤 내려 확인했는데, 보닛 사이로 연기와 화염이 일었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엔진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차체 결함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최근 이어진 폭염으로 인해 엔진이 과열돼 불이 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공항신도시 분기점 인근에서 주행 중이던 2016년식 베엠베 520디에서 불이 나는 등 올해 들어 같은 차종에서 4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차종에 대해서는 지난해에도 13건의 화재가 신고됐다고 국토교통부는 확인했다. 화재 사고 피해자들은 불이 엔진룸 쪽에서 시작됐고 가속페달에 문제가 발생한 뒤 확산됐다고 입을 모았다. 국토부는 자체 조사를 벌여 엔진의 결함 가능성을 확인했고, 곧 시정(리콜) 조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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