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농업기술원 관계자가 30일 수확한 충남4호 벼를 살피고 있다. 충남도 농업기술원 제공
모내기한 뒤 70일이면 수확이 가능한 극조생종이 첫선을 보였다. 재배 기간이 짧아서 벼농사를 짓는 농민에게 ‘희망’의 볍씨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30일 오전 충남 예산군 신암면 도 농업기술원 시험포에서 충남4호 벼 베기 행사를 했다. 이날 수확한 충남4호의 애칭은 ‘빠르미’로, 지난 5월25일 모내기했다. 충남4호 시험포는 이곳과 보령 등 2곳에 설치했으며, 보령 시험포는 예산보다 보름 빠른 5월10일에 모내기를 했으나 아직 수확하지 않아 예산 시험포가 충남4호의 첫 수확지가 됐다. 도 농업기술원은 “보령 시험포는 적정 재배 기간을 지나 벼가 영그는 기간을 늘리면 수확량과 밥맛 등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피려고 수확을 미뤘다”고 전했다.
충남도 농업기술원 관계자가 30일 오전 예산군 시험포에서 극조생종인 충남4호를 수확하고 있다. 이 벼는 지난 5월25일 모내기한 지 70일 만에 수확했다. 충남도 농업기술원 제공
충남4호가 희망의 볍씨로 주목받는 것은 재배 기간이 매우 짧기 때문이다. 대표 조생종인 진부올벼 보다 10일, 대표 품종인 삼광보다는 50일가량 빠르다. 또 양력 5월에 모내기해 저온에서도 생육이 우수하고 수확량은 10a 당 500㎏으로 추정돼 진부올벼의 481㎏보다 많다.
도 농업기술원은 충남4호가 △5월 중순에 이앙해 7월 하순에 수확하면 2기작이 가능하고 △한창 밥맛없는 한여름에 햅쌀을 출시해 시장 경쟁력이 뛰어나며 △봄 가뭄이 심해도 재배 기간이 짧은 만큼 물 부족에도 견딜 수 있다고 자랑했다.
충남도 농업기술원 관계자가 30일 수확한 충남4호 벼를 포대에 담고 있다. 충남도 농업기술원 제공
충남4호의 시험포 크기는 각각 100㎡, 올해 수확량은 벼 70~80㎏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 농업기술원은 벼 베기를 한 논에 다시 모내기해 2기작을 시험하는 한편 국립종자원에 신품종 등록을 요청할 예정이다. 또 수확한 벼 가운데 무게·건조상태 등이 우수한 40~50㎏을 볍씨 삼아 내년에는 재배 규모를 8천~1만㎥ 규모로 늘린 뒤 2020년부터 일반 농가에 보급할 방침이다.
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윤여태 박사는 “충남4호가 날씨 변화, 농자재값 폭등, 쌀값 폭락 등으로 삼중고를 겪는 농민에게 희망의 볍씨가 되길 바란다. 저온에서도 잘 자라니 북한 재배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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