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충남 예산군청 앞 광장 물놀이장에서 어린이들이 무더위를 잊고 뛰놀고 있다. 예산군 제공
아이들은 불타는 하늘이 즐겁다. 폭염이 이어지자 자치단체들이 무료로 즐기는 어린이 물놀이장을 열었기 때문이다.
대전 유성구 상대동 작은내수변공원과 관평동 동화울수변공원에는 선크림과 모자 등으로 무장한 어린이들이 워터슬라이드를 타고 풀장에서 물장구를 치며 즐거운 폭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대전 유성구가 지난 27일 연 이 물놀이 시설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50분 운영에 10분 휴식시간을 두고 무료 운영한다. 대전 한밭수목원도 지난 27일 둔산대공원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어린이 물놀이장을 개장했다. 에어풀장, 워터슬라이드, 편의시설 등을 갖췄다. 대전 동구청은 650㎡ 규모의 상소동산림욕장 물놀이장을 무료 개방했다. 구청은 매일 수질검사를 하는 등 위생·안전을 강화했다.
충남 서산시는 지난 28일 종합운동장에 야외 물놀이장을 열었다. 800㎡ 규모로 3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으며 수심 30㎝로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놀 수 있다. 워터드롭, 워터터널을 한 바퀴 돌다 보면 한여름 무더위를 잊는다. 공주시는 일찌감치 지난 13일 곰나루 관광단지에 수영장, 14개 시설을 갖춘 물놀이장 등 4440㎡ 규모의 어린이 물놀이터를 개장했다. 450명까지 선착순 무료입장할 수 있다.
20일 문 연 충남 예산 산성리 물놀이장에서 어린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다. 예산군 제공
충남 예산군도 30일 군청 앞 천백년광장에 물놀이장을 열었다. 미끄럼틀과 분수 등 무더위를 식히는 놀이시설을 갖췄다. 이에 앞서 예산군은 지난 20일 산성리 어린이공원, 봉수산 자연휴양림에도 무료 물놀이장을 운영하고 있다. 황선봉 예산군수는 “워낙 무더워 지치기 쉬운 계절이다. 물놀이장에서 어린이와 부모들이 부담 없이 무더위를 잊고 시원한 하루를 보내기를 바란다. 어린이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요원의 통제에 잘 따라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전 대덕구는 30일 대덕구 법동소류지 앞 구민공원에 숲 속의 문고를 열었다. 숲 속의 문고가 문 연 것은 시원한 숲에서 책을 읽으며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것이다. 유아용 그림동화부터 소설, 수필, 시, 인문학 도서 등 700여권의 책을 갖췄다. 누구나 무료로 책을 빌릴 수 있다.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앞줄 가운데 하얀 웃옷 입은 이)이 30일 법동소류지 앞 구민공원에서 숲 속의 문고를 연 뒤 새마을문고 회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덕구 제공
전북은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휴양림이 인기다. 전북도가 운영하는 진안군 백운면 데미샘자연휴양림은 이번 달 예약률이 48%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 보다 더 높다. 예약률이 100%가 안 된 것은 성수기 전인 7월 초에는 예약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사용료 수익(1~7월 기준, 전달 예약받음)은 1억3471만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1억2291만원보다 9%가량 증가했다.
데미샘자연휴양림 관계자는 “해발 700m 정도의 산속에 있어 시원한 데다, 지자체가 운영하다 보니 펜션 등 다른 숙박시설보다 저렴하고 안전해 도민이 바닷가 보다 휴양림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심 주변 숲도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용정도 나들목가족공원은 호남고속도로와 인접해 접근성이 좋다. 이곳은 ‘마마무숲’과 ‘김우빈숲’이 눈에 띈다. 마마무숲은 걸그룹 ‘마마무’를 응원하는 팬들이 2016년 2월 조성했다. 나들목가족공원에 조팝나무 8그루를 별 모양으로 심었다. 멤버인 휘인과 화사는 전주 출신으로 원광정보예술고를 졸업했다. 전주전일고 출신 배우 김우빈의 숲도 팬들이 성금을 모아 2015년 7월 조성했다. 이헌수(55)씨는 “가족과 함께 자주 이곳을 찾는데, 아이들이 스타 숲에 새겨진 팬들의 응원 글 등을 마주하면 청량한 여유가 젖은 땀을 식혀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주변 건지산 편백숲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의 대명사 구실을 한다. 시민들은 집에서 가져온 은 이불로 배를 덮고 휴식을 취한다. 또 모기장을 설치해 잠을 청하는 가족도 있다.
박임근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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