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은 ㄷ고교에서 시험지 유출 사건이 터지자 감사를 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고3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빼돌린 학교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구속됐다.
광주서부경찰서는 30일 시험문제를 통째로 복사해 유출하는 등 학사행정을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광주 ㄷ고교 행정실장 박아무개(58)씨와 학부모 신아무개(52·여)씨를 구속했다. 이들은 대입 수시전형을 앞둔 신씨의 아들이 의대에 진학할 수 있도록 성적을 올리려고 고3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의 유출을 공모하고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영장실질심사 뒤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두 사람의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조사 결과, 광주의 사립 ㄷ고 행정실장 박씨는 학교 운영위원장인 신씨의 청탁을 받고 3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9과목 시험문제를 모두 빼돌렸다. 박씨는 학교 쪽 관리가 부실한 틈을 타 등사실에 보관된 시험지 원안을 행정실로 가져가 복사한 뒤 신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부모 신씨는 시험지 사본을 받아 아들이 취약한 과목을 중심으로 난도가 높은 문제만 골라냈다. 이어 에이(A)4용지 4장 분량의 학습자료를 만들어 학교의 족보(기출문제 복원자료)라며 건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인 신씨는 아들이 의대에 진학하기를 원했으나, 2학년 성적이 1등급에 미치지 못하자 수시전형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이런 불공정한 짓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차례 시험문제를 유출한 대가로 학부모가 행정실장한테 금품을 건넸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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