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퀴어문화축제' 마지막날인 28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인천 동구가 올해 인천에서 처음 열리는 성 소수자 행사인 ‘인천퀴어문화축제’의 장소 사용을 사실상 불허해 성 소수자 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19일 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와 인천 동구의 말을 종합하면, 조직위는 오는 9월8일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인천퀴어문화축제를 열겠다며 광장 사용 신청서를 지난 10일 동구에 제출했다. 동구는 이 행사가 20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이므로 안전요원 300명과 주차장 100면을 확보해 14일까지 재신청하라고 조직위에 요구했다. 그러나 조직위가 안전요원만 확보하고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하자 인천 동구는 광장 사용 신청을 반려했다.
조직위는 “경찰에서 도로 행진을 위한 집회신고 접수확인서를 받았고, 보안요원도 확보했다. 그런데 관련 조례나 규정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주차장 확보를 요구하며 퀴어축제를 방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화연 공동조직위원장은 “주차장 100면 마련 등 조건이 관련 규정에 비춰 합당한 것인지 재검토해 달라고 동구에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재검토 결과를 받아본 뒤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구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대책이 없이는 광장 사용을 허가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동구 관계자는 “퀴어축제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있고, 대규모 행사여서 안전과 교통 혼잡 대책이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광장 사용 허가 여부는 광장사용운영위원회의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주최 쪽에서 탄원서를 제출한 만큼 법리적 부분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퀴어(Queer)문화축제는 성 소수자의 인권과 성적 다양성을 알리는 행사로 2000년 서울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전국 각 지역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인천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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