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윤의철 국가위기관리센터장(왼쪽)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태풍 ‘솔릭’ 예상 이동 경로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19호 태풍 솔릭이 23일 밤 서해안을 통해 한반도에 상륙했다. 태풍 솔릭이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호남, 충청, 강원 등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전남 영광군 낙월면 하낙월도 주민 20여명은 23일 태풍의 진로를 주시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낙월면 공무원들은 태풍이 접근하자 대부분 70~80대인 주민들에게 집 밖에 나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주민들은 집 안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불안한 밤을 보냈다. 바닷가에 사는 장영진(74)씨는 “비바람이 워낙 세서 이장 집으로 피신해 신세를 지고 있다. 태풍이 아무 일 없이 지나가야 할 텐데 걱정이다”라고 불안해했다.
전북도 해안 지역 어선 1755척을 대피시키고, 풍랑에 취약한 소형어선 500여척을 육상으로 인양했다. 군산~제주 간 항공 운항을 중단하고, 군산에서 섬들을 잇는 4개 항로 여객선 5척의 운항도 전면 금지했다. 내장산 등 공원 탐방로 99곳도 입산 금지됐다. 야영장 111곳, 하천 둔치 주차장 9곳도 폐쇄됐다. 충남 대천~장고도 등 섬을 잇는 7개 항로도 운항 금지됐다.
제19호 태풍 ‘솔릭’은 23일 밤 11시 전남 목포로 상륙한 뒤 호남과 충청도, 강원도를 가로질러 오전 11시께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이 우리나라 동서를 가로지르기는 2012년 8월말 제14호 태풍 ‘덴빈’ 이래 6년 만이다. 당시 태풍 덴빈은 전남 완도 남해안으로 상륙한 뒤 동북 방향으로 가로질러 13시간 만에 울진에서 동해로 빠져나갔다.
태풍 솔릭은 상륙 뒤에도 태풍 반경이 260~290㎞에 이르고 ‘폭풍’급인 초속 24~27m의 강풍을 동반할 것으로 보여 이동 경로 주변은 물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해안과 산지를 중심으로 초속 40m(시속 144㎞)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고 나머지 지역에서도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20~30m(시속 72~10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3일 “태풍 솔릭이 오후 9시 현재 중심기압 975헥토파스칼, 중심부근 최대풍속 초속 32m(시속 115㎞)의 강한 중형 태풍으로 세력을 유지하며 목포 남남서쪽 약 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2㎞의 속도로 동북동진하고 있다. 솔릭은 23일 밤 10시께 전남 진도를 거쳐 11시께 목포로 상륙한 뒤 오전 1시 광주, 3시 완주, 5시 영동, 6시 보은, 8시 단양, 9시 정선을 거쳐 오전 11시께 강릉에서 동해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울은 오전 7시께 남동쪽 130㎞ 지점으로 태풍이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 전남, 경남 서부 100~250㎜(많은 곳 강원 영동, 전남 해안 300㎜ 이상, 지리산 부근 400㎜ 이상), 중부(강원 영동 제외), 전북, 경북, 울릉도·독도 50~100㎜(많은 곳 150㎜ 이상, 경북 북동 산지 200㎜ 이상), 경남 동부, 제주도 30~80㎜ 등이다.
채윤태 안관옥 박임근 송인걸 황춘화 기자,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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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태풍 ‘솔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