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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덜컥수, 부동산시장의 ‘동상이몽’

등록 2018-08-27 17:03수정 2018-08-28 08:14

시장 임기 내내 재개발 대신 도시재생 추진
싱가포르서 준비 안 된 ‘통개발’ 발언 ‘불쑥’
“개발 안한다” 비판에 조바심 냈다는 분석도
박원순 서울시장 14일 밤 강북구 남양동 옥탑방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원순 서울시장 14일 밤 강북구 남양동 옥탑방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하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이 한 마디 말은 최근 서울 집값 폭등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발언의 배경에 뒤늦게 관심이 쏠린다. 2011년 서울시장 취임 이후 그는 줄곧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 등 ‘집단 개발’ 방식에 꾸준히 반대하고 그 대안으로 ‘도시 재생’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지난 7월10일 싱가포르에서 평소에는 잘 쓰지 않던 ‘통째로’, ‘통으로’, ‘재개발’ 등 단어를 써가며 ‘여의도·용산 통개발’ 계획을 밝혔다. 당시 서울시 안팎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 시장은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들이 추진한 뉴타운·재개발·재건축 정책의 부작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시장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3선 당선 직후인 지난 6월22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도 “내가 시장에 취임했을 때 서울 시내에 뉴타운 등 정비 사업 구역이 1300여개에 달했다. 이거 정리하는 데만 6~7년이 걸렸다. 이명박, 오세훈 전임 시장 시절의 유산”이라며 “서울시는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식의 개발을 지양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박 시장이 싱가포르에서 한 발언의 본뜻은 여의도와 용산 개발을 서울시가 종합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었다. 지금처럼 개별적으로 재개발, 재건축하면 ‘중구난방’식 막개발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시 발언은 박 시장이 새로 밝힌 내용도 아니었다. 서울시의 최상위 도시계획인 ‘2030 서울플랜’에 포함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일부 경제 매체와 부동산 업자들은 박 시장의 발언 가운데 ‘개발’에만 방점을 찍었고, 이는 결국 정부의 느슨한 보유세 개편안과 맞물리면서 여의도와 용산을 중심으로 집값을 폭등시켰다.

서울 부동산 시장을 뒤흔든 박 시장의 싱가포르 발언은 부동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지 않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 시장은 기자회견이나 브리핑 등 공식 자리가 아니라, 기자들과 함께 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불쑥 ‘통개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박 시장이 지난 6·13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개발’에 대한 조바심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경쟁자였던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가 “박 시장 때문에 재개발, 재건축이 위축됐다”며 박 시장의 간판 정책인 도시 재생이나 마을 만들기 등을 맹공격했기 때문이다. 단지 도시 재생뿐 아니라 대규모 개발까지 아우르겠다는 생각이 이번 발언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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