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선 대전 둔산경찰서 형사과장(오른쪽 첫 번째)이 13일 대전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송유관 유류 절도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대전 둔산경찰서는 13일 송유관을 뚫고 시가 25억원 상당의 휘발유·경유를 훔쳐 판 혐의(송유관안전관리법 위반 등)로 ㄱ(41)씨 등 4개 조직 40명을 붙잡아 18명을 구속했다.
ㄱ씨 등은 지난해 8월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에서 지하 2m에 매설된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호스를 연결하는 수법으로 휘발유와 경유 150만 리터를 훔쳐 충청도와 경기도의 주유소에 파는 등 2016년 11월부터 올 6월까지 송유관이 지나는 대전과 충북 옥산·현도·황간 등 14곳에서 같은 수법으로 휘발유 등 189만 리터(시가 25억원 어치)를 훔쳐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범행을 기획하는 총책, 송유관을 뚫는 작업조, 휘발유 등을 빼내는 도유조, 운반조, 판매조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송유관 근처의 창고·빈집 등을 빌린 뒤 이곳을 거점 삼아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간에서는 문 닫은 주유소에서 송유관까지 국도를 횡단하는 지하 5m, 길이 55m의 대규모 땅굴을 파고 범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훔친 휘발유와 경유는 브로커를 통해 충청·경기도의 주유소 4곳에 도매가 보다 싸게 판매해 15억여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경찰은 밝혔다. 주범 ㄱ씨는 다른 범죄로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다른 수형자로부터 송유관 유류 절도 수법을 배워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 등은 송유관까지 땅굴을 뚫고(왼쪽) 송유관을 뚫어 호스를 연결(오른쪽)하는 수법으로 휘발유와 경유를 훔쳤다. 대전 둔산경찰서 제공
유정선 대전 둔산경찰서 형사과장은 “송유관 14곳에 구멍을 뚫었으나 미수에 그친 곳이 11곳에 달하는 점으로 미뤄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송유관 도유는 피해·복구 비용은 물론 지하수 오염, 송유관 압력 변화로 인한 폭발 위험도 있어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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