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원숭이가 대전 보문산 송학사 인근 나무에 앉아 있다. 경찰과 119구조대가 나섰으나 포획에 실패했다. YTN 화면 캡처.
대전 보문산에 원숭이가 출몰해 119구조대와 경찰이 출동했으나 잡지 못하고 있다.
대전시 소방본부와 대전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보문산에서 원숭이를 목격했다는 신고가 처음 접수된 것은 지난 30일 오후 2시께다. 경찰은 ‘원숭이가 대사동 송학사 인근 나무에 앉아 있다’는 신고를 받고 대전 남부소방서 119구조대와 함께 출동했으나 밑동에서 20m 높이의 나무 꼭대기에 앉아 있는 원숭이를 구경만 해야 했다. 소방 관계자는 “나무 밑동 쪽에 등산객이 던져 준 것으로 보이는 바나나가 있길래 원숭이가 먹으러 내려오겠다 싶어 그물을 준비했는데 원숭이는 본체만체하다 모습을 감췄다”고 전했다.
이 원숭이는 이날 오후 6시께 같은 장소에 다시 나타났으나 이번에도 잡지 못했다. 원숭이는 1일 오후 1시께도 같은 장소에 모습을 보이더니 3일 오전 9시59분과 오후 1시38분께는 송학사에서 조금 아래에 있는 식당 앞에 출현했다가 종적을 감췄다.
경찰과 119구조대는 두 차례 마취제를 사용했지만 원숭이는 잡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원숭이에게는 인체용 마취제를 써야 하는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구하지 못했다. 혹시나 하고 119구조대가 갖고 있던 들개 등 일반 동물용 마취제를 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과 119구조대는 원숭이 소재를 파악하는 대로 다시 포획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원숭이가 나타나는 대전 보문산 송학사 부근(원), 경찰과 119구조대가 포획에 나섰지만 잡지 못했다.
이 원숭이는 가정집에서 키우던 일본 원숭이로 추정된다. 대전동무원(오월드) 관계자는 “털모자를 뒤집어쓴 듯하고 크지 않은 몸집으로 미뤄 다 자라지 않은 일본 원숭이로 보인다. 추위 등에 강해 잡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97년 부산에 나타난 이른바 ‘신창원 원숭이’는 1년2개월 동안 잡히지 않았다”며 “먹이를 찾아 민가에 내려올 때 문을 닫아 가두는 방법이 가장 안전한 포획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퓨마 탈출 사건의 후유증이 남았는데 원숭이가 목격됐다는 소식에 많이 놀랐다. 우리 동물원 원숭이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동물원에는 11종 56마리의 유인원류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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