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에서 잠을 자던 80대와 50대의 세 부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난방 목적으로 캠핑카 안에 둔 숯불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에 질식해서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14일 저녁 8시15분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 바닷가에 주차한 캠핑카 안에서 김아무개(82)씨와 김씨의 57살·55살 된 두 아들이 숨져있는 것을 김씨의 사위(58) 부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와 두 아들, 김씨 사위 부부 등 5명은 지난 13일 밤 캠핑장에서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으며 놀다가 14일 새벽 0시30분께 헤어졌다. 김씨 사위 부부는 집으로 돌아가고, 김씨와 두 아들은 캠핑카에서 잠을 잤다. 하지만 14일 오후에도 김씨 부자와 연락이 되지 않자, 이날 저녁 8시15분께 김씨 사위 부부가 캠핑장에 다시 찾아갔다가 캠핑카 안에서 숨져 있는 김씨 부자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캠핑카의 출입문과 창문은 모두 닫힌 상태였다. 캠핑카 안 싱크대 위에는 타서 재가 된 숯이 이동식 화덕에 담겨 있었다. 전날 밤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사용한 숯이었다. 외부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사위 부부가 ‘두달 전 장모와 사별하고 실의에 빠진 장인을 위로하기 위해 자녀들이 장인을 모시고 캠핑을 갔으며, 캠핑장에서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캠핑카가 3명만 잠을 잘 수 있는 크기라서, 장인과 두 아들만 캠핑카에 남았다’고 진술했다. 아직 정확한 사망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캠핑카에서 잠을 잘 때는 반드시 환기구를 열어둬야 하고, 숯불을 난방용으로 사용하면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용하고 남은 숯불을 난방용으로 캠핑카 안에 두고 잠을 자다가 숯불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때문에 질식해서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16일 김씨 부자의 주검을 부검하기로 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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