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김포 보육교사에 물 뿌린 여성 경찰 조사 받는다

“학대 의심 항의 중 물 뿌려”…유족, 폭력혐의 등 고소
경찰, 신상털이 누리꾼 확인 위해 포털 압수수색 영장

<한겨레> 자료사진

경기도 김포 어린이집 보육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해당 보육교사에게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진 여성이 경찰 조사를 받는다. 이 여성은 해당 보육교사로부터 조카가 학대당했다고 의심하고 김포 지역 인터넷 ‘맘 카페’에 글을 올린 이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최근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김포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ㄱ씨의 어머니로부터 피소된 ㄴ(47·여)씨를 조만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 어머니의 고소장을 접수한 뒤인 지난 21일 ㄴ씨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22일 경찰서에 나와 조사를 받기로 했으나 ‘몸이 좋지 않다’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ㄴ씨는 경찰 조사에 대비해 최근 변호인을 선임했으며 언제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히진 않았다.

ㄴ씨는 폭행 혐의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최근 ㄱ씨 어머니로부터 피소됐다. ㄱ씨 어머니는 지난 19일 경찰 조사에서 “딸이 심리적 압박을 받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인터넷에 딸의 신상을 공개한 누리꾼과 함께 ㄴ씨를 고소했다.

최근 경찰은 ㄱ씨가 숨지기 전 근무한 어린이집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카가 학대당했다고 의심한 ㄴ씨가 어린이집에 찾아와 ㄱ씨에게 항의하던 중 물을 끼얹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ㄴ씨 수사와 별도로 ㄱ씨의 신상 정보를 인터넷에서 유포한 누리꾼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압수수색 영장도 최근 신청했다. 영장이 발부되면 네이버 쪽에 협조를 요청해 ㄱ씨의 신상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아이디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방침이다.

ㄱ씨는 지난 11일 인천시 서구 한 축제장에서 어린이집 원생을 학대한 의혹으로 경찰에 신고됐다. 최초 신고자는 “특정 어린이집 조끼를 입은 보육교사가 원생을 밀쳤다”고 112에 알렸다. 사건 발생 당일 오후 해당 어린이의 이모 ㄴ씨가 어린이집 이름을 김포 지역 인터넷 ‘맘 카페’에 공개하는 글을 올렸고, ㄱ씨를 가해자로 단정 짓고 비난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ㄱ씨는 사건이 불거진 지 이틀 만인 지난 13일 자택인 김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경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