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대선제분이 인수할 당시의 영등포 밀가루 공장. 서울시 제공
일제 강점기인 1936년 세워져 82년 역사를 간직한 서울 영등포 대선제분 공장이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문래동 대선제분 영등포공장을 내년 8월까지 전시와 공연장, 식당과 카페 등이 들어서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재단장하는 내용을 담은 재생 구상안을 6일 발표했다. 총 1만8963㎡ 규모의 땅에 들어선 이 공장은 건축 당시 원형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 서울 지역 몇 안 되는 근대산업유산이다. 광복 뒤 1958년 대선제분이 인수해 2013년까지 사용하다가 충남 아산으로 공장을 이전한 뒤 5년째 공장 가동이 멈춘 상태다. 곡물 저장창고인 사일로를 비롯해 제분공장, 목재창고, 대형창고 등 총 23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 1호 ‘민간주도형’ 도시재생사업으로 대선제분 창업자 손자가 대표로 있는 아르고스가 사업시행자로 사업비 전액을 부담하고 재생계획 수립부터 리모델링, 운영 등을 책임진다. 아르고스는 기존 공장 건물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문화공간과 식당, 상점, 공유오피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공공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주변 거리 환경 등에 대해 행정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시민들이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과 2호선 문래역에서 공장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주변 보행로 환경도 개선한다.
재생 사업은 2단계로 진행된다. 아르고스가 공장 14개 동을 전시장, 카페 등으로 리모델링하고 서울시가 주변 보행 환경을 정비하는 1단계 사업은 내년 9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후 곡물 창고 등 대규모 구조물을 활용하는 2단계 재생 사업은 현재 서울시와 아르고스가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이 산업화 유산의 원형을 살리고 문화의 가치를 덧입힌 서울시의 또 다른 도시재생 아이콘이자 문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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