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남 창원시 옛 마산지역 거리 곳곳에는 이름에 ‘마산’을 빼고 새 야구장 이름을 정하려는 창원시를 비판하는 펼침막이 내걸렸다. 최상원 기자
경남의 옛 마산·창원·진해시를 2010년 7월1일 지금의 창원시로 통합한 뒤 기관이나 단체 이름에 창원을 붙이려는 쪽과 마산·진해 이름을 지키려는 쪽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마산종합운동장을 헐고 그 자리에 세우는 프로야구 엔씨(NC) 구단 전용 야구장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를 두고 또다시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경남 창원시는 12일 “애초 새 야구장 이름을 오는 15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다음달 28일로 미루기로 했다. 오는 20일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이름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내년 2월 완공 목표로 1240억원을 들여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마산종합운동장을 헐고 그 자리에 지하 1층, 지상 4층, 관람석 2만2000석 규모의 엔씨 구단 전용 야구장을 짓고 있다. 창원시와 엔씨 구단은 새 야구장 이름과 관련해 “구단이 도시 정체성을 고려해 창원시와 협의해서 정한다”는 협약을 맺은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 엔씨 구단은 새 야구장 이름으로 ‘창원엔씨파크’를 창원시에 제안했다. 창원시는 ‘창원엔씨필드’ ‘창원엔씨스타디움’ 2개를 추가해 모두 3개의 후보명으로 지난 5~9일 시민선호도 조사를 했다.
프로야구 엔씨 구단 전용 야구장이 내년 2월 완공목표로 한창 건설되고 있다. 창원시 제공
그러나 조사 결과 3개 후보명에 대한 의견보다 3개 모두를 반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 옛 마산지역에 건설하면서도 ‘마산’이라는 역사성을 가진 이름이 빠진 것에 대한 항의가 쏟아진 것이다. 옛 마산지역 거리에는 ‘마산’이 빠진 것에 항의하는 펼침막이 선거기간을 방불케 할 만큼 곳곳에 내걸렸다. 옛 마산지역 정치권도 정당과 상관없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창원시는 “새 야구장 이름 선정 과정에서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던 점해 대해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선호도 조사 결과 등 모든 자료를 위원회에 넘기고, 위원회 운영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 알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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